유한준 “나의 길? 박정권에게 물어봐”

입력 2010-08-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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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준-박정권. 스포츠동아 DB

“정권이 활약 보며 프로 재도전 용기 얻어”
대학동기 10년 친구…든든한 인생 동반자


“야, 가가멜!”

SK 박정권(29)의 외침에 넥센 유한준(29)이 손을 저으며 인사를 보냈다. 스머프라면 모를까, 순하기로 소문난 유한준이 왜 가가멜일까. 박정권은 “얼굴이 길어서 그런 별명이 붙은 것일 뿐, (유한준은) 정말 착하다”며 웃었다. 24일 문학구장의 풍경이었다.

동국대 동기인 둘은 10년 지기. 이미 2학년 때부터 3·4번 타선에 포진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대학졸업이후 프로에 발에 디뎠지만, 입단 초기 자기 자리를 잡지 못한 것까지 똑같았다. “원래 군대까지도 함께 가려고 했다”는 것이 유한준의 설명. 하지만 박정권이 2005년 먼저 상무에 입단했다.

이렇게 둘은 엇갈리는 듯 했지만, 그 이후 인생의 행로는 다시 하나로 모아졌다. 박정권은 군 제대 후 1군에서 자리를 잡았고, 마침내 지난 시즌부터 SK의 중심타자로 우뚝섰다. 유한준 역시 3월 상무 제대 후 넥센의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올 시즌 한 달 차로 예쁜 딸을 얻은 것까지 판박이. 유한준은 “2007년(유한준)과 2008년(박정권) 서로의 결혼식에서 사회까지 봤을 정도로 베프(베스트프렌드)”라며 웃었다.

하지만 ‘닮은 점’만이 ‘좋은 친구’의 구성요소는 아니다. 박정권은 유한준이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낼 때 용기를 준 친구였다. 그것도 한 마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유한준은 “지난시즌 군대에서 한국시리즈를 보며 (박)정권이의 활약에 다시 프로로 돌아갈 용기를 얻었다. 항상 먼저 길을 닦아주니 난 그 뒤로만 가면 되는 것 같다. (박)정권이는 내 인생의 신호등”이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문학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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