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다양한 소재 도입…관객 눈높이 맞춰 거친 변신
김태희를 비롯해 최근 들어 활기에 찬 액션에 도전하는 여배우들이 늘고 있다. 그동안 정적인 캐릭터를 선호해왔던 스타 여배우들이 이제는 총을 든 싸움부터 태권도 결투까지 화려한 액션을 소화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김태희는 16일 개봉하는 영화 ‘그랑프리’에서 스피드를 앞세운 여자 기수 역을 맡았다. 분초를 다투는 경마 경기에 직접 나서 격렬한 경주 장면을 소화해냈다. 고난도 경마 기술이 필요한 탓에 김태희는 촬영 전부터 영화를 찍는 5개월 동안 말을 타고 달렸다.
“말에 오르는 두려움을 없애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초반 촬영 과정을 밝힌 김태희는 “촬영을 끝낸 뒤엔 말에 익숙해져 한 마리를 구입해 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말할 정도로 ‘애마론자’로 변했다.
청순한 이미지로 인기를 얻은 수애도 분위기를 바꿔 권총을 들었다. SBS가 10월에 방송하는 드라마 ‘아테나:전쟁의 여신’(이하 ‘아테나’·극본 김현준·연출 김영준)에서 비밀 정보요원을 연기하는 수애는 강도 높은 액션 연기에 도전한다. 데뷔 이후 ‘그해 여름’, ‘님은 먼 곳에’, ‘불꽃처럼 나비처럼’ 등의 영화에서 여성미를 앞세운 청순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수애는 ‘아테나’를 통해 처음 액션을 소화한다.
액션 첩보 드라마라는 장르에 맞춰 수애는 촬영을 시작하기 전부터 액션스쿨에서 각종 무술 연기를 익혔다. 액션 연기는 처음인 까닭에 권총을 잡는 법부터 상대를 제압하는 다양한 기술까지 꼼꼼하게 익혔다.
예지원의 선택은 태권도다. 한국과 태국 합작 영화 ‘더 킥’의 여주인공을 맡은 예지원은 현재 태권도 연습에 한창이다. ‘더 킥’은 태국의 인기 액션영화 ‘옹박’의 연출진이 만드는 태권도 무술영화. 예지원은 태권도 유단자들로 이뤄진 가족의 엄마 역을 맡았다. ‘옹박’이 태국의 전통 무술인 무에타이를 앞세워 화려한 액션의 향연을 벌인 것처럼 ‘더 킥’에도 태권도의 다양한 기술이 등장한다.
예지원은 영화 출연을 결정하고 이달 초부터 서울의 한 태권도장을 찾아 태권도 실력을 쌓기 시작했다. 영화에서 예지원은 태권도를 앞세워 태국의 조직폭력배에 맞서야 하기 때문에 기술을 배우는 데 땀을 쏟고 있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마치 청순하고 가련한 스타일이 여배우 이미지의 전부라고 여기던 시대가 지난 지는 이미 오래됐다”면서 “더욱 다양한 소재와 스토리에 대한 대중의 요구가 늘어가고 있는 데다 여배우들도 이를 반영하듯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이는 데 주저함이 없다”고 설명한다. “격렬한 몸놀림을 보여줄 수 있는 연기는 그런 다채로움에 가장 잘 부합한다”는 것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태원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