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해 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만한 영화라 출연을 결심했어요.” 이민정은 주연을 맡은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을 ‘연애로 공감을 끌어내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매 작품마다 남자 배우들과 격 없이 친해져
로맨틱 코미디에 꼭 맞는 성격이죠 하하∼
‘꽃남’꺠이후 인기 실감…부담+설렘+책임감
김태희와 추석 격돌…경쟁 할 수 있어 행복
“진부하지 않은 로맨틱 코미디에요. 경쾌하고 밝고 지루하지 않아요.”
연기자 이민정은 처음 주연을 맡은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감독 김현석)의 개봉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20대 여자가 그렇듯, 그녀 역시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한다며 “연애로 공감을 끌어내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이민정이 시나리오를 받은 건 올해 초 SBS 주말드라마 ‘그대 웃어요’가 끝날 즈음이었다. 지난해 히트 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스타덤에 오른 이후 영화와 드라마로부터 출연 제의를 받는 횟수가 늘어가던 그녀가 ‘시라노; 연애조작단’을 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가장 좋아하는 장르에요. 단순히 남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니라 연애해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만한 이야기죠.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출연하고 싶다고 했어요.”
영화는 의뢰인들의 부탁을 받고 연애성공을 조작해주는 연애 에이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민정을 짝사랑하는 최다니엘은 연애 에이전트인 엄태웅에게 연애 조작을 부탁한다. 그런데 이민정과 엄태웅은 한 때 사랑했던 사이다.
독특한 설정의 영화에서 이민정은 엄태웅, 최다니엘 사이를 오간다. 영화에서는 애매한 관계이지만 실제로는 세 명 모두 쾌활한 성격인 까닭에 촬영이 끝난 저녁이면 자주 맥주파티를 열고 우정을 나눴다. 파티에는 또 다른 출연자인 개성파 박철민도 빠지지 않았다.
“오빠들이랑 맥주를 마실 때마다 제 친구들을 소개해 달라고 얼마나 조르던지. 몇 번 거절하다가 결국 친구들 다 불러서 같이 놀았던 적도 있어요. 주책들이에요. 하하.”
남자 연기자들과 벽을 두지 않고 격이 없이 친해지는 건 그녀 특유의 밝은 성격 덕분이다. 앞서 출연한 ‘그대 웃어요’ 때도 이민정은 상대 배우인 정경호와 친분을 나누며 자연스러운 연기 호흡을 보여 호평 받았다.
“제 성격이 그래요. 밖에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요. 꼭 해외여행이 아니더라도 인사동 같은 서울 곳곳에 있는 멀티숍이나 맛집을 찾아다녀요. 같이 다니는 친구가 제발 그만 돌아다니자고 하소연할 정도에요. 예전에는 자주 했는데 그나마 요즘은 한 달에 한 두 번 밖에 못해 좀 답답하기도 해요.”
‘꽃보다 남자’ 출연 이후 이민정은 자신을 알아보고 행동 하나 하나를 주목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는 듯 했다. 얼마 전 친구의 결혼식을 위해 캐나다에 갔을 때 현지 한국인들이 모두 자신이 누군지 알아보고, 심지어 누구 결혼식에 왔는지까지 알고 있어 깜짝 놀라기도 했다.
남들의 주목을 받고 산다는 불편함 보다는 그런 위치에 올랐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더 느끼는 듯 했다. 이런 이민정의 생각은 ‘시라노; 연애조작단’과 같이 16일에 개봉하는 한국영화들과의 경쟁에 나선 마음을 설명할 때 더 확실하게 드러났다.
추석연휴를 겨냥해 김태희의 ‘그랑프리’, 김수로와 장진 감독이 만난 ‘퀴즈왕’과 송승헌·주진모의 ‘무적자’까지 쟁쟁한 작품이 ‘시라노; 연애조작단’과 같은 날 동시에 개봉한다.
“솔직히 말해서 제가 선배 연기자들과 경쟁할 ‘군번’은 아니잖아요. 하하. 적대적으로 경쟁하는 게 아니라서 행복해요. 흥행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는데 이제야 상업영화 주인공을 처음 맡은 제가 얼마나 말할 수 있겠어요. 저는 아직 멀었잖아요.”
데뷔 초를 돌이키면서 이민정은 “이제 찾아가지 않아도 시나리오와 시놉시스를 받는 입장이 된 건 굉장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드라마, 영화 구분을 두지 않고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도 했다.
‘시라노; 연애조작단’ 개봉 이후 출연 작품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을 하지 않은 상태. 하지만 “오래 쉬는 걸 잘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곧 또 다른 출연작을 결정할 계획”이라는 이민정은 “20대 여배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중에서도 ‘노팅힐’이나 감동적인 ‘패치아담스’ 같은 따뜻한 작품을 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내놓았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