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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병수 선제골 불구 광주와 1:1
K리그에서도 ‘유쾌한 도전’을 이어가겠다던 인천 유나이티드 허정무 감독(사진)의 첫 승이 또 다시 미뤄졌다. 취임 두 번째 무대. 1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 상무와 2010 쏘나타 K리그 21라운드에서 허 감독은 전반 8분 유병수의 선취 골로 승리를 목전에 뒀으나 1분을 버티지 못했다. 광주 박원홍의 동점 골은 후반 45분에 나왔다.
킥오프 전, 텅 빈 감독실을 홀로 지키던 허 감독은 “첫 승 세리머니는 준비했냐”는 물음에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지만 유병수가 허 감독의 품에 힘차게 안겨 둘 모두 세리머니를 한 셈이 됐다. 유병수는 허 감독의 데뷔전인 4일 부산전(1-1 무) 때 페널티킥을 실축, 잠시나마 마음의 짐을 덜었으나 막판 실점으로 빛이 바랬다.
6승3무10패(승점 21)의 인천은 11위를 유지해 자력 6강 진출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 하지만 포기란 없다. 허 감독은 ‘고춧가루 부대’를 올 시즌 남은 목표로 정했다.
“뭐든 단계가 있는 법이에요. 출발이 좋다고 끝이 좋은 건 아니죠. 선수들에게 ‘지금까지 너희는 잠자고 있었을 뿐’이라고 말해줬어요. 자신감부터 찾아야죠.”
허 감독은 전남을 이끈 1996시즌과 1997시즌으로 기억을 되돌렸다. 당시 허 감독은 후반기 부임 닷새 만에 포항을 꺾고 첫 승을 올렸지만 이후 추락을 거듭했다. 하지만 1997년은 달랐다. FA컵을 포함, 17승15무4패를 기록했다. 내년 시즌 6강 진출을 자신한 것도 그래서였다.
요즘 허 감독이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선수단 파악과 포지션 보강 준비다. 때문에 매 경기가 선수들에게는 테스트다. 현재 허 감독은 전체 41명 중 1군 24명의 성향 파악도 완료했다. “즉시 전력감도, 조커도 없죠. 그래도 즐거워요. ‘만드는’ 재미가 쏠쏠하잖아요.”
허 감독은 “반성할 부분, 부족한 점을 찾았다”고 했다. 인천의 유쾌한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광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