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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과 포스트시즌은 인연이 깊다. 2008년 플레이오프 때 타율이 무려 0.440이었다. “야구공이 축구공만하게 보이던” 그 때다. 덕분에 2009년 시즌을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단 3경기 만에 새끼손가락 골절상을 당하며 완벽하게 무너졌다. 그래도 그는 오히려 “바닥까지 내려갔던 지난해 경험이 나를 살렸다”고 했다. “주위의 무시는 참을 수 있었지만 몸이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는 것은 참을 수 없었고, 지난 겨울 죽기 살기로 운동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재원의 야구인생은 늘 이랬다. ‘몸이 약하고 말랐다’는 말이 듣기 싫어 필사적으로 운동을 했고, 하체근력이 약해 매일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3루수로 출장했을 때 송구가 좋지 않다고 지적받자 팔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묵묵히 구슬땀을 흘렸다. 그는 “올해 ‘절실하다’는 의미가 뭔지 깨달았다”며 “지금은 팀 승리가 절실하다. 팀에 든든한 이종욱, 임재철 등 선배들이 있으니까 난 수비든 공격이든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면 된다”고 했다. 4일까지 오재원의 준PO 성적은 4경기 타율 0.333(12타수 4안타), 2타점, 2도루로 공·수·주에서 만점. 그러나 그는 “우리의 가을잔치는 이제 시작”이라며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