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양의지와 우익수 이성열은 각각 2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하며 두산의 1년을 이끌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양의지 대신 용덕한, 이성열 대신 임재철(사진)을 선발라인업에 포함시켰다. 결국 김 감독의 용병술은 적중했다.
2게임 패배 뒤 2연승, 흐름은 두산쪽으로 넘어온 셈이지만 라인업에 변화를 준 건 롯데 로이스터 감독이 아닌 두산 김경문 감독이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강민호를 8번으로, 가르시아와 전준우를 6번과 7번으로 배치하며 변동을 줬던 4차전 라인업을 5차전에도 그대로 들고 나왔다.
결과적으로 5게임을 하는 동안, 라인업이 바뀐 건 4차전 딱 한번이었던 셈. “이 라인업이 최상”이라고 했던 4차전 경기 전 설명은 5차전에서도 이어졌다. 변화를 고민했느냐는 말에, “전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혹시 왼손 투수가 많은 삼성과의 플레이오프라면 다를 수 있다”는 설명.
두산 김 감독은 4차전과 달리 양의지가 아닌 용덕한에게 안방을 맡겼다. 3차전 선발투수 홍상삼의 ‘맞춤 포수’로 기용한 이후 시리즈 두 번째 선발 투입.
김 감독은 “의지가 하루 쉬면서 허리 상태는 많이 회복됐지만, 덕한이가 나쁜 것도 아니고 ‘무드’상 더 좋다고 봤다”고 했다.
4차전 선발 우익수로 내세웠던 이성열 대신 임재철을 내세운 것도 주목할 사항. “재철이의 타격감이 더 좋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 타격 부진으로 3차전 선발 라인업에 빠졌던 이성열은 4차전에선 선발로 나서 두 번째 타석까지 범타로 끝났고, 김 감독은 4회말 수비 때 곧바로 임재철로 교체한 바 있다.
이원석의 6번 타순 기용 역시 이원석의 상승곡선을 고려한 것. 김 감독 특유의 ‘감(感) 야구’가 반영된 결과였다. 김 감독은 5차전 라인업에 대해 “하루 전 일찌감치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잠실|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