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30일, KT는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인텔과 공동 기자 간담회를 열고 향후 증가하는 데이터 사용량을 대비하기 위해 자사의 3W 네트워크를 총동원한다는 전략을 발표했다(관련기사: http://it.donga.com/newsbookmark/3217/). 스마트폰 및 태블릿 PC, 스마트 TV 등의 보급이 늘수록 데이터 사용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 분명하기에 KT는 이러한 전략을 세운 것이다.
한편, SK텔레콤(이하 SKT)도 데이터 사용량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KT와는 약간 다른 방식이다. 지난 8월에 밝혔던 것처럼 여러 네트워크 방식을 총동원해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3G 이동 통신망을 보다 더 강화해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바로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밝힌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관련기사: http://it.donga.com/newsbookmark/2789/). 지금부터 SKT의 구체적인 대응방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LTE 조기 상용화 및 전체 데이터 수용 용량 강화
기존 SKT를 비롯해 세계 여러 이동 통신사는 4세대(4G) 이동 통신으로 불리는 ‘LTE(Long Term Evolution)’의 도입보다는 기존의 3G(WCDMA)를 강화한 HSDPA 방식, 그 중에서도 HSUPA와 HSPA+ 방식으로 통신망을 업그레이드해 대처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국내외 이동 통신사들이 LTE 도입보다 업그레이드 방식을 선택하는 이유는 투자비가 저렴하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방식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망 구축 기간도 짧기 때문이다.
1. HSDPA: High Speed Downlink Packet Access. 고속하향패킷접속. 업로드 최대 384Kbps, 다운로드 최대 14.4Mbps
2. HSUPA: High Speed Uplink Packet Access. 고속상향패킷접속. 업로드 최대 5.76Mbps, 다운로드 최대 14.4Mbps. HSDPA 방식의 업그레이드 형태로 업로드 속도가 15배 이상 빠르다.
3. HSPA+: Evolved High Speed Packet Access. 업로드 최대 11Mbps, 다운로드 최대 28Mbps. HSPA(HSDPA/HSUPA)의 업그레이드 방식. 현재 세계 각국에서 업그레이드 하고 있는 이동 통신 방식이며, 이전보다 50% 이상 전송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데이터 사용량의 증가가 생각 이상으로 급속하게 진행되자, SKT 기존 전략을 다소 수정하여 LTE(최소 100Mbps급의 전송속도) 도입을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2011년에는 상용화하고 2013년에는 전국 망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또한, SKT는 중장기적으로 보다 상위 버전인 LTE–A 망으로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라는 것까지 밝히며 추후 데이터 사용량 증가에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외에 현재 3G WCDMA 망에서 사용하고 있는 4개의 FA(Frequency Assignment, 주파수 구분) 중 1개를 데이터 전용으로 전환해 음성 통화와 겹치지 않게 하고, 올해 안에 정부로부터 할당 받은 2.1GHz 주파수를 활용해 FA를 2개 더 늘려 이 역시 데이터 전용 주파수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대비할 경우 현재 대비 이동 통신망에서 6배의 데이터 수용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LTE 도입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SKT를 비롯해 세계 여러 이동 통신사가 LTE 도입보다 업그레이드 방식을 고수했던 것은 기존의 기지국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LTE는 SKT가 구축해 놓은 3G WCDMA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이동 통신 방식이라 완전히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해야만 한다. 이에 대한 비용의 문제와 구축하는데 걸리는 시간 문제를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하다.
세분화된 데이터 수용 능력 강화
SKT는 FA 증설을 통해 전체 이동 통신망 용량 확대를 비롯해,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발생하는 데이터 트래픽 수용을 위해 ‘6 섹터 솔루션(Sector Solution)’을 올해 하반기부터 적용한다. 일반적인 이동 통신 기지국이 3개의 섹터로 운용되는 방식을 기술적으로 개선해, 섹터를 추가적으로 분할해 6섹터로 운용하는 방식으로 기존 기지국 대비 3배 용량 확대가 가능하다.
이외에 ‘데이터 펨토셀 AP(Access Point) 설치’도 SKT가 내세운 대비책 중의 하나이다. 펨토셀 AP는 가정이나 회사 등에 설치된 초고속 인터넷 회선에 연결해 3G 망에 연결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비이다. 간단히 말해 기기 주변에 와이파이 신호를 생성해주는 유/무선 공유기를 떠올리면 된다. 다만, 기존 유/무선 공유기는 와이파이 신호를 생성해 주지만 펨토셀 AP는 3G 이동 통신 신호를 생성해 주는 것이다.
한가지 생각해 볼 것이 SKT는 LTE 도입과 데이터 수용 능력 강화와 더불어, 와이브로와 와이파이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힌 것이다. 예를 들어, 와이브로 강화 기술을 통해 기존 체감 전송 속도가 2.7Mbps였던 것을 4Mbps로 높이겠다는 것. 또한, 버스/지하철 등 사용자가 이동 중에도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와이브로를 이용한 이동형 와이파이존을 올해 말까지 5천여 곳에 구축할 계획도 있다.
그리고 WCDMA(HSPA+)와 와이브로 신호를 와이파이 신호로 변환 해주는 개인용 DBDM(Dual Band Dual Mode) 브릿지를 이번 달 내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KT가 기존에 제공하던 에그(egg)가 와이브로 신호만 와이파이 신호로 변환 해주는 것과 달리, 3G 신호도 와이파이 신호로 바꿔 준다는 것이 다르다.
이동 통신사의 장기적인 전략은 결국 같다?
SKT와 KT의 데이터 증가에 대한 대응책은 사실 장기적인 전략에서 본다면 그렇게 큰 차이점을 보이고 있지 않다. 양 사 모두 현재 집중하고 있는 방식이 다를 뿐, 결국은 다양한 방식으로 데이터 사용량 증가에 대처하려 한다. 즉, 양 사 마찬가지로 와이브로/와이파이 강화, LTE 도입을 하지만, SKT는 LTE 도입을 서두르는 데 반해, KT는 와이브로와 와이파이의 강화에 상대적으로 좀 더 비중을 둔다는 것이다.
이는 현 시점에서 SKT, KT가 가지고 있는 자사의 장점을 최대한 극대화하려는 선택과 집중의 문제다. KT가 현재 초고속 인터넷 및 와이브로 쪽에서 우위를 가진 반면, SKT는 3G 이동 통신 쪽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목적은 같지만 다른 대비책을 내세운 SKT와 KT 중 누가 먼저 미소를 지을지 궁금하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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