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 몸도 맘도 어루만지는 ‘마법의 손’

입력 2010-10-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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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손’으로 통하는 JDI 스포츠클리닉 한정호 트레이너가 대회 전 최나연의 몸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마법의 손’으로 통하는 JDI 스포츠클리닉 한정호 트레이너가 대회 전 최나연의 몸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 골퍼들의 ★ 한정호 트레이너

3년전 허리부상 최나연과 첫인연
이젠 샷보고 상태 파악 ‘찰떡궁합’

“몸 치료해도 선수와 신뢰가 중요”
스트레칭 등 골퍼들에 인기만점


골프장에 스타가 뜨면 팬들이 몰리지만 반대로 이 남자가 뜨면 스타들이 몰려온다. JDI 스포츠클리닉 한정호(48) 트레이너는 골퍼들에게는 ‘마법의 손’으로 통한다. 특히 여자골퍼들 사이에선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다.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B 국민은행 스타투어 그랜드파이널이 열리기 하루 전인 20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에서 그를 만났다.


● 최나연과 절친 트레이너

신지애(22), 서희경(24), 유소연(20) 등 이 남자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골퍼들이 없다. 최나연(23)은 그 중에서도 유난히 한 트레이너와 찰떡궁합이다.

미 LPGA 투어에서 뛰기 때문에 자주 만날 기회는 없지만 국내에 들어오면 항상 그를 찾는다. 9월 KLPGA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전에도 가장 먼저 그를 만났다. 두사람의 인연은 2007년 겨울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연이가 미국 진출을 앞두고 허리와 골반 부분에 이상이 있어 찾아왔다. 짐작하건데 거리를 늘리기 위해 훈련하다 몸에 이상이 생겼던 것 같다. 부상은 그렇게 시작된다.” 한 트레이너에게 스트레칭과 도수요법을 받은 최나연은 부상에서 말끔히 회복됐고, 그 일을 계기로 둘은 3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최나연이 유독 한 트레이너에게만 몸을 맡기는 이유는, 재활훈련의 성공과 함께 둘 사이에 쌓인 믿음 때문이다. “운동선수들은 어느 부위가 아프면 꼭 그곳을 치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허리가 아파서 찾아왔지만 발목을 치료해 낫는 경우도 있다.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아픈 부위와 치료 부위가 달라진다. 대부분 선수들은 부상을 치료하면 믿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나연이는 전적으로 믿었고 그렇게 치료하면서 부상에서 빨리 회복했다.” 한 트레이너는 “몸을 치료하더라도 중요한건 신뢰”라고 강조한다.



● 인연은 또 다른 인연으로

둘은 이제 눈빛만 봐도 서로의 상태를 알 수 있는 사이가 됐다. “요즘 나연이를 보면 컨디션이 매우 좋은 것 같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땐 억지로 스윙하는 느낌인데 최근의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고 군더더기 없다. 몸의 밸런스가 정말 좋다.”

9월 KLPGA 챔피언십 때 최나연이 그를 찾아왔지만 몸 관리가 너무 잘 되어 있어 한 트레이너가 놀랄 정도였다. “아침 일찍 센터에 온 나연이가 혼자 스트레칭하고 연습하면서 스스로 몸을 관리했다. 아무리 운동선수라고 해도 그렇게 철저하기 쉽지 않은 데 나연이는 대단하다.” 대개 선수들은 경기에 앞서 스윙을 가다듬는 게 보통인데, 최나연은 항상 정해진 순서대로 몸을 풀고 연습하는 과정을 지킨다.

둘의 인연은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졌다. 이전에 배구계에서 일했던 한 트레이너는 최나연이 혼자 외롭게 훈련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동갑내기 친구를 소개시켰다. 흥국생명에서 뛰고 있던 김연경(23)이다. “골프는 혼자서 운동하기 때문에 고독한 운동이다. 반면 배구는 팀워크가 필요한 운동이다. 성격은 전혀 다르지만 서로 힘들고 고통스런 부분들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소개시켜줬다.” 이 때의 인연으로 최나연과 김연경은 단짝친구가 됐고, 여기에 한유미(28)까지 가세해 삼총사가 됐다.

● 골프선수와 배구선수 부상은 다르다?

한 트레이너는 골프계에 몸담기 이전 배구계에서 일했다. GS칼텍스의 전신인 호남정유와 흥국생명에서 트레이너로 10년 넘게 일했다. 그러다 보니 배구선수와 골프선수의 속사정까지 속속들이 잘 안다. 특이한 건 두 선수들의 부상 정도와 부위가 전혀 다르다는 것.

“배구선수는 부상이 잦지 않지만 큰 편이다. 연골이 파열되거나 수술할 정도로 큰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골프선수는 작은 부상이 많다. 어깨, 허리가 가장 많고 발목부상도 많다. 반복된 스윙 때문이다.”

부상의 정도와 부위는 다르지만 치료하는 데 꼭 필요한 한 가지는 같다. 그것은 불안감을 떨치는 마음자세다. “부상이 오면 선수들은 마음이 조급해진다. 다시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 불안한 생각을 갖는다. 그래서 부상당한 선수가 찾아오면 가장 먼저 ‘마음을 편하게 다스려라’고 주문한다.”

영종도|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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