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작가 “걸레로 얼굴 닦인 기분” 시청자도 “불륜은 되고 동성애 안돼?”

입력 2010-10-24 10:4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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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동성애 커플이 등장해 시청자 사이에 찬반 양론이 벌어진 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의 한 장면.

‘인생은…’ 동성애 커플 성당 언약식 장면 삭제 시끌

SBS 주말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가 또 시끄럽다.

23일 밤 방송한 ‘인생은 아름다워’(극본 김수현·연출 정을영)가 극중 동성애 커플인 태섭(송창의)과 경수(이상우)의 성당 언약식 장면을 끝내 방송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최근 제주도의 한 성당에서 태섭과 경수 커플이 사랑을 약속하는 언약식 장면을 촬영했다. 하지만 성당 측이 이의를 제기해 촬영 도중 철수했다. 방송을 앞두고 제작진은 성당에서 촬영한 일부라도 방송을 내보내기로 했지만, 이 분량은 결국 방송이 되지 않았다.

이날 방송은 태섭과 경수가 호섭(이상윤)과 연주(남상미)의 결혼식 사진을 고르다가 태섭이 경수의 귀에 대고 속삭이는 장면으로 성당 장면을 대신했다.

김수현 작가는 방송 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인생은 아름다워’는 마지막까지 수난”이라며 “문제의 성당 신에 마음의 소리로 처리하려던 대사 몇 마디도 안 된다고 기어이 잘라내라는 방송사의 요구에 이어 잘라낸다는 통고? 뉘앙스의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대본에 있는 대사를 그대로 트위터에 올리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드라마가 끝난 후 김 작가는 “더러운 젖은 걸레로 얼굴 닦인 기분, 시차고 흐름이고 리듬이고 엉망되고”라는 글을 올려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방송 후 일부 시청자들도 드라마 게시판에 “정말 화가 난다. 불륜은 방송이 되고 동성애 커플의 언약식은 안 되나”, “통 편집이 여러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 “시청자를 우롱했다”는 등의 항의 글을 올렸다.

사진출처|방송캡처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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