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인생은 아름다워’ 속 송창의(왼쪽)와 이상우의 동성애를 둘러싼 시청자와 누리꾼들의 논란이 거세다. [사진제공=SBS]
“어때서” VS “아직은” 찬반팽팽
“동성애, 성애로만 보지 말라” vs “동성애를 조장하지 말라”
그녀의 이름 석자가 지닌 영향력만큼이나 논란은 거셌다. 드라마마다 파격적인 설정으로 안방극장 시청자를 ‘들었다 놨던’ 김수현 작가가 요즘은 ‘동성애 코드’로 핵폭탄을 던졌다.
SBS ‘인생은 아름다워’는 김수현 작가가 ‘엄마가 뿔났다’ 이후 2년 만에 대본을 쓴다는 사실과 ‘김수현 사단’의 배우들이 ‘김수현표 가족드라마’를 만든다는 것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지금은 안방극장에서 금기시됐던 동성애를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그리면서 이에 관한 논란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5월23일 방송에서 송창의가 연기하는 태섭이 동성애자라며 커밍아웃하면서 논란은 시작됐고, 온라인에서는 지금도 논쟁의 불씨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방송 후 많은 시청자들은 프로그램 홈페이지의 게시판을 이용해 “동성애는 남녀의 사랑과 다를 게 없다” “드라마에 나온 대사처럼 동성애는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느 집에서나 나올 수 있는 사람이다”는 글을 올리며 공감했다.
2000년 커밍아웃을 선언한 방송인 홍석천도 트위터를 통해 “많이 울었다. 제 모습을 보는 것 같고 우리 가족을 보는 것 같았다”며 “누군가 이런 이야기를 진작 해줬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드라마 내용에 거부감을 나타낸 시청자들도 적지 않다. “동성애를 미화하지 말라” “비위 상한다” “동성애를 부추긴다” “동성애 드라마 시청 반대”까지 1000여건의 글이 올라왔다. 한국교회언론회에서도 ‘동성애 미화, 사회를 병들게 한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현재 연장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당초 총 50부작으로 기획된 이 드라마는 5월30일 22회를 기점으로 중간을 돌았다. 제작진은 “극중 태섭의 커밍아웃 이후 당사자와 가족들의 시련 등을 통해 성적 소수자에 대한 관심과 인식의 변화를 천천히 풀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