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먼저 출시된 윈모7폰..스마트폰 시장 개편 '불가피'
지난 21일 삼성전자는 영국에 스마트폰 '옴니아7'을 선보였다. 애플 아이폰의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와의 경쟁에서 뒤쳐진 MS가 대규모 조직 개편을 불사하고 개발해낸 윈도우모바일7 OS도 동시에 사람들의 시험대에 올랐다.

아직까지 국내에 윈도우모바일7을 탑재한 스마트폰의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역시 만만치 않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과연 윈도우모바일7은 어떤 파장을 불러올 것인가, 분야 별로 정리해봤다.

<불리한 상황에 놓인 윈도우모바일7>

우선 윈도우 모바일7은 후발 주자이기 때문에 애플 IOS나 구글 안드로이드에 비해 불리한 환경에 있다. 현재 애플 아이폰은 지난 3분기에만 1,410만 대가 팔리는 등 고공 행진을 하고 있으며, 안드로이드도 수많은 스마트폰 제조사의 협공에 힘입어 애플 아이폰 보다 판매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윈도우모바일7은 IOS나 안드로이드와 사용자 인터페이스나 웹 서핑 시의 반응 속도 등의 부분에서는 큰 차별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반응 속도 등은 사실상 다른 스마트폰 OS와 대동소이한 수준이다.

다만 윈도우모바일7 OS는 윈도우오피스와의 연동 부분에서 타 OS들을 압도할 예정이며, HD급 음성 통화, 엑스박스 라이브와의 게임연동, 그리고 수많은 이동통신사와 MS의 연계 등 장점도 많다. 다만 이러한 장점들은 시장을 획 돌아서게 할 만큼 강력한 무기는 아니라고 평가받고 있다.



<최고의 무기는 세계에 산재된 콘텐츠 개발자들>

현재까지 앱으로 대변되는 스마트폰 콘텐츠 분야에서 윈도우모바일7은 애플 IOS나 구글 안드로이드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특히 IOS 기반의 애플 아이폰은 매일 수백 개 이상의 어플리케이션이 새로 등록되는 등 압도적 우위에 있다.

하지만 윈도우모바일7은 아이폰 보다 훨씬 편리한 개발 환경을 무기로 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으로 개발을 하려면 맥 등 많은 개발 장비를 구입하고 또 언어를 따로 공부해야 한다. 구글 안드로이드도 자바를 따로 공부해야 한다.

그에 반해 윈도우모바일7은 같은 윈도우 기반이기 때문에 별도의 공부 없이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를 포함해 전세계의 수많은 개발자들이 윈도우모바일7 콘텐츠 개발에 뛰어들 가능성이 충분하다. 국내에서도 많은 개발자들이 윈도우모바일7 폰이 활성화되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엑스박스 라이브와의 연동, 충실한 콘텐츠 쏟아질까>

또 하나 윈도우모바일7이 가지는 변수 중 하나는 엑스박스 라이브와의 연동이다. 윈도우모바일7이 대부분의 콘텐츠 분야에서 애플이나 안드로이드에 뒤지고 있지만, 압도적으로 강력한 분야가 바로 충실한 콘텐츠로 무장한 비디오 게임기 분야다.

MS의 엑스박스 라이브는 이미 2천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제 하나만 개발하면 엑스박스 사용자와 윈도우모바일7 사용자 모두에게 대응하는 것이 가능해질 예정이다. 특히 현재 엑스박스 라이브는 '버철온' '이카루가'와 같이 기존의 굵직한 비디오 게임들이 쏟아지고 있어 콘텐츠의 농도에 있어서는 다른 두 스마트폰 OS를 압도한다.

다만 단점도 있다. 현재 엑스박스 라이브의 개발툴인 XNA는 일종의 자바 계열 언어를 사용한다. 이러한 점은 오히려 윈도우모바일7 개발의 장점인 '편리한 개발 환경' 부분을 상쇄시키는 걸림돌로 여겨질 수 있는 부분이다.

<향후 강점은 콘텐츠, 어떠한 비전을 가져갈까>

현재 애플 아이폰은 IOS 4.1 등 계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유저들의 탈옥을 방지하고 콘텐츠 제작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매일 수백 개의 어플리케이션이 새로 등장하는 등 경쟁이 심하고, 최근 미국에서 70% 이상의 사용자가 탈옥을 한다는 보고서가 올라오는 등 점차 개발자들의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되고 있다.

한술 더 떠서 구글 안드로이드는 아예 개발자 보호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구글 안드로이드로 개발된 웬만한 콘텐츠는 검색을 통해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애플 아이폰 처럼 별도의 탈옥 없이도 USB를 통해 안드로이드 폰에 넣기만 하면 작동된다.

이러한 맹점은 윈도우모바일7 진영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윈도우모바일7 진영에는 EA모바일이나 게임로프트, 파워헤드, 남코반다이 등 유명 개발사들이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으며, 개인 개발자에 대한 우대정책만 따라준다면 가장 시급한 콘텐츠 부족 현상도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전문가들은 MS가 사력을 다해 윈도우모바일7의 활성화에 대해 노력하겠지만 이에 대응하는 기존 세력들도 워낙 강점이 많고 강력해 향후 시장은 혼돈의 시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의 한 스마트폰 전문가는 "윈도우모바일7은 잘 빠졌다. 어느정도 스마트폰 점유율을 차지할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MS가 콘텐츠 분야, 유통 분야, 그외 협력 관계 등 모든 분야에 도전자의 자세로 뛰지 않으면 과거의 영광을 누리는 것은 녹록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학동 게임동아 기자 (igelau@gamedong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