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결승전. 그는 마운드에서 9회 1사까지 버티며 금메달의 디딤돌을 놓았다. 이제 류현진은 다시 한 번 ‘약속의 땅’ 중국을 꿈꾼다. 김광현마저 빠진 상황이라 그의 어깨는 더 무겁지만, ‘에이스의 고독’을 이미 소속팀 한화에서 혹독히 느껴본 그이기에 발걸음은 가벼워보였다. 사직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역시 대한민국 에이스다운 당당한 포부다. 대표팀 원투펀치 중 한명인 김광현(SK)이 이탈했지만, 그래서 금메달을 책임지겠다는 에이스의 다짐은 더 확고해졌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에이스 류현진(한화)이 “대만전은 자신 있다. 무조건 금메달이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2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첫 소집훈련에서 류현진은 “우리는 베이징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두 차례 세계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했다. 그런 만큼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이 당연하다. 금메달이 아니면 치욕이라고 생각하고 뛰겠다”고 했다.
류현진은 갑작스러운 김광현의 이탈에 “솔직히 (김)광현이가 없어서 마음이 무거운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몸 상태도 아직 100%가 아니다. 그러나 대표팀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은 더 강해졌다. 류현진은 “몸이 좋은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아직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아시안게임에 맞춰 100% 컨디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아시안게임 금빛 사냥의 가장 큰 경쟁자인 대만전을 책임질 ‘필승카드’. 대만은 한국과 같은 B조에 편성돼 11월 13일 첫 경기를 치른다. 19일 결승전 상대로도 유력하다. 사회인야구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보다 대만이 더 큰 경쟁상대로 꼽히는 이유는 미국과 일본에서 뛰고 있는 해외파가 대거 합류했기 때문이다.
외야수 양다이강은 올시즌 일본에서 109경기에 출장, 62안타 2홈런 31타점을 올린 니혼햄의 주전급 선수다. 올시즌 마이너리그에서 대부분 시즌을 뛰었지만 내야수 후진롱(LA 다저스), 천용지(피츠버그), 린저쉬앤(보스턴), 로궈휘(보스턴) 등 미국파도 즐비하다.
그러나 류현진은 오히려 “대만이 편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리고 “사회인선수들이 나오는 일본 선수들은 누가 누구인지 잘 모른다. 하지만 대만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많이 상대해봤다. 타자들도 어떤 선수들인지 잘 알고 있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시 한번 굳은 각오를 밝혔다.
사직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