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와 강동원(왼쪽부터)은 10일 개봉하는 영화 ‘초능력자’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매력을 선사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두 젊은 배우의 눈빛에서 배어나오는 기운이 심상찮다. 사진은 ‘초능력자’의 포스터컷.
그들은 왜? 초능력에 꽂혔나
반듯한 외모 덕분에 ‘꽃미남 스타’라고 불린다. 아이돌 스타 못지않게 팬들을 몰고 다니고, 작품 활동 외에는 별다른 스캔들도 없다. 배우 고수와 강동원의 공통점이다.
데뷔 후 차근차근 출연작을 늘리며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해왔던 두 배우가 10일 개봉하는 영화 ‘초능력자’(감독 김민석)에서 처음 만났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영화 중 가장 완벽한 캐스팅’으로도 꼽힐 정도로 둘의 만남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초능력자’의 개봉을 앞두고 고수와 강동원을 만났다. 고수는 무슨 질문을 하든 적당한 위트를 섞어 진솔하게 답했고 강동원은 질문을 정확하게 분석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영화 ‘초능력자’ 주인공 강동원.
■ 눈빛 하나로 맘을 읽는 남자! 강동원
그와의 대화가 무르익을 즈음, 조금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강동원도 질투하는 대상이 있느냐”고 묻자 망설임없이 “남을 부러워할 시간도 아까워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그는 “좋은 사람을 최대한 배우려고 하고 빨리 인정하는 편이다. 괜히 부러워서 그냥 따라하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된다”고도 했다. 작품을 결정할 때도 확신이 서면 끝까지 밀고 나간다. ‘초능력자’도 그랬다.
“작년 1월에 시나리오 초고를 받았는데 시나리오만 읽어도 감독님이 굉장히 괜찮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고, 믿고 싶어서 바로 출연한다고 했죠.”
● “초인? 한국영화에 없던 캐릭터 욕심”
그는 ‘초능력자’에서 눈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조정하는 초능력을 지닌 초인을 연기했다. 남과 좀 다를 뿐이라고 생각하며 사람들을 적당히 움직이며 살던 그는 유일하게 자신의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남자 규남(고수)을 만나고 살인사건에 휘말린다.
작품에 대한 확신은 있었지만 영화에서 중요한 눈빛 연기를 해야 했던 과정은 쉽지 않았다. 강동원은 “짜증이 났다”고 했다.
“몸을 움직이는 것보다 더 짜증났어요. 자꾸 눈을 클로즈업하니 자칫 감정의 과잉처럼 보일 수 있잖아요. 그래도 ‘의형제’ 때와 비교하면 부담은 적었어요. 그 때는 조금만 움직여도 캐릭터가 무너지니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기본에 충실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처음 만난 고수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강동원은 고수를 “열혈 청년”이라고 소개했다. “고수 선배는 은근히 엉뚱하고, 은근히 썰렁하고 은근히 술이 약해요. 하하. 정말 바른 생활하는 청년이에요. 산에 오르는 것도 좋아하고요.”
남자 대 남자의 이야기인데, 촬영장에서의 기 싸움은 없었을까.
“기싸움요? 절대 없었죠. 같이 연기하는 재미가 있어요. ‘의형제’의 송강호 선배는 워낙 무서운 분이라서(웃음). 고수 선배는 편했어요. 연기할 때 에너지가 많아 불꽃이 튀는 것 같았는데 분명 서로 플러스 알파가 됐을 거예요.”
● “군대 아니고 공익근무라니까요”
강동원은 2003년 MBC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로 연기를 시작한 뒤 6개월 이상의 촬영 공백을 보낸 적은 없다고 했다. “1년에 두 작품씩 반드시 했다”며 “영화 ‘M’을 끝내고 ‘전우치’는 개봉까지 2년의 시간이 걸렸는데, 의도했다기보다 유난히 촬영이 긴 작품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영화평론가들이 주는 영평상에서 ‘의형제’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축하인사를 건네자 그는 손사래부터 쳤다.
“송강호 선배가 받을 걸 제가 받은 거죠. 송 선배가 축하 문자메시지를 보냈길래 ‘제가 받을 상은 아니에요’라고 답을 했어요.”
출연작마다 흥행에 성공하고, 이제는 자신에 맞는 캐릭터를 고를 수 있는 눈도 생긴 상황이어서, 입대를 앞둔 그에 대한 팬들의 마음은 유달리 아쉬울 수밖에 없다. 입대 이야기가 나오자 강동원은 “군대가 아니라 공익근무라고 반드시 밝혀 달라”는 당부부터 했다.
“‘군대, 군대’하는데 저는 군대라는 말은 안 썼어요. 하하. 공익근무죠. 어감이 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을 텐데요. 공익근무 다녀와서도 잘할 거라는 걸 의심치 않아요.”
강동원은 새 작품을 할 때 늘 ‘최소한 하나라도 얻자’고 마음의 목표를 정한다. ‘초능력자’에서는 자신감을 얻었다. “촬영장에서는 사실 없는 자신감도 만들어야 해요. ‘그래 난 잘해’라는 말을 수없이 되씹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수십, 수백명의 스태프들과 함께 일하기 어려워요. ‘의형제’에서는 없는 자신감을 만들고 연기의 숙제를 신나게 풀었다면 ‘초능력자’는 숙제를 끝내고 홀가분하게 찍은 영화예요.”
● 강동원(1981년생)
2003 년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로 데뷔. 연기 데뷔 전에는 모델로 활동했다. 이후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 ‘늑대의 유혹’ ‘형사’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그놈 목소리’ ‘M’ ‘전우치’ ‘의형제’ 등에 출연하며 충무로의 ‘티켓 파워’로 떠올랐다.
사진제공|영화사 집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