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여배우 투톱 패키지 경쟁

입력 2010-1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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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연기력 경쟁…시청자는 흐뭇







‘둘을 묶어라. 그리고 경쟁하라.’

2010년 가을 안방극장에 등장한 트렌드 중 하나는 여자 투톱의 맞대결이다.

김혜수 황신혜 최명길 심혜진 이미숙 박원숙. 개성이나 연기력에서 확실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한 쟁쟁한 여자 연기자들이 최근 새로 시작했거나 준비중인 드라마에 짝을 이루어 주연을 맡고 있다.

이들은 그냥 함께 출연하는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아예 구성이나 주요 갈등을 여자 ‘투톱’의 맞대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청자로서는 단독으로 나와도 눈길을 끄는 여자 스타들이 펼치는 연기 대결을 음미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주고 있다.

10월28일부터 시작한 MBC 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의 김혜수와 황신혜는 이미 드라마 방영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대결 구도다. 이런 기대에 걸맞게 연기면 연기, 패션이면 패션, 모든 부분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 극 중 초등학교 동창생으로 초반에는 자매처럼 친하게 지내다가 결혼과 동시에 앙숙이 됐다. 매회 등장하는 두 스타의 극중 팽팽한 기 싸움은 중요한 감상 포인트다.

그런가 하면 6일부터 방송하는 SBS 주말드라마 ‘웃어요 엄마’에는 박원숙과 이미숙의 벌이는 ‘엄마 대결’이 있다. 드라마에서 두 사람은 전혀 상반되는 어머니 역할이다.

박원숙은 딸을 위해 희생하는 헌신적인 모습인 반면, 이미숙은 자신의 꿈을 위해 딸에게 희생을 요구한다. 이렇게 자신의 방식으로 자식을 키운 두 사람이 사돈관계를 맺으면서 맞서게 된다.

‘웃어요 엄마’의 김순옥 작가는 최근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박원숙과 이미숙을 통해 이 시대 엄마의 두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달 중순부터 방송되는 MBC 새 일일드라마 ‘폭풍의 연인’에서 재벌가 며느리로 나란히 캐스팅된 최명길과 심혜진이 있다. 맏며느리 서윤희 역을 맡은 최명길은 가문, 외모, 학벌, 성적 등 모든 것이 완벽한 여성이고, 심혜진이 연기하는 홍나림은 시어머니와 남편의 눈엣가시와 같은 인물. 두 사람은 극중 상황이나 성격이 전혀 다른 인물이다. 드라마의 성패는 최명길과 심혜진이 극단적으로 상반된 삶을 사는 두 며느리를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동안 대규모 해외로케, 막대한 제작비 등 외형을 키워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던 드라마들이 이제는 투톱의 맞대결이란 새로운 흥행 카드를 내놓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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