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그랬냐는 듯이, 태연하게 제 옆에 와서 다시 눕더라고요.”
11일 대표팀 선수들은 현지 시간으로 8시 30분 기상이 예정돼 있었다. 류현진 추신수 송은범과 함께 선수촌 한 아파트에 묵고 있는 봉중근이 털어 놓은 뒷얘기 하나.
네명 중 막내인 류현진이 모닝콜 담당이었다. 휴대폰 알람을 듣고 먼저 일어난 류현진은 일일이 방을 찾아다니며 ‘착실하게’ 단잠에 빠져 있는 선배들을 깨웠다.
여기까진 괜찮았다. 그러나 봉중근이 어렵게 눈을 떠 시계를 보니 8시 30분이 아닌 7시30분이더란다. 한국과 광저우는 1시간차가 있는데, 류현진이 스마트폰의 시간 설정을 바꿔놓지 않아 발생한 해프닝이었던 셈.
당연히 선배들의 구박이 이어졌다. 그렇다고 쉽게 물러설 류현진도 아니다. 류현진은 “일찌감치 일어나 샤워하고, 밥 먹고 하면 더 좋은 게 아니냐”며 열심히 자기합리화를 하더란다.
봉중근 등 선배들이 혀를 끌끌 차며 ‘한시간 더 자자’고 침대에 누웠을 때. ‘한시간 일찍 일어나니 얼마나 좋으냐’고 목소리를 높였던 류현진도 슬그머니 다시 침대로 들어가더란 게 봉중근의 설명이었다.
광저우(중국)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