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를 위한 태블릿 인튜어스 4 - 1부 인튜어스 3와 뭐가 달라?

입력 2010-11-18 09: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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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마우스와 키보드 이외의 입력장치들이 많이 보급되고 사용되고 있다. 그중 아직까진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디자인 전문가들 사이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을 꼽자면 당연히 태블릿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태블릿은 펜과 보드로 이루어져 있는 입력기기로 연필이나 붓 같은 도구들을 이용하는 느낌으로 PC에서 그림이나 글을 쓸 수 있게 해준다. 그렇기에 주로 디자인이나 설계분야에서 거의 필수적으로 사용한다. 물론 요즘은 보급형 태블릿도 상당히 잘 나오기 때문에 아마추어나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보급형 태블릿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보급형 태블릿과 태블릿의 기초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다면 이전 필자가 쓴 뱀부 리뷰(http://it.donga.com/review/2766/)를 참고하기 바란다).

이런 태블릿을 만드는 회사도 여럿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태블릿이라고 하면 와콤사의 제품들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바로 건전지가 들어가지 않는 무선 펜의 기술과 감압기술이 타 회사들에 비해서 상당히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와콤사에서는 보급형, 전문가형, 액정형 태블릿을 출시하고 있는데 이전 리뷰에서는 보급형인 뱀부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이번 리뷰는 전문가형인 인튜어스 4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자.



인튜어스 3? 인튜어스 4?

이번 인튜어스 4 리뷰는 이전 버전인 인튜어스 3와의 비교 위주로 진행해보려고 한다. 아무래도 과거 인튜어스를 보상해주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기도 하고 이전 인튜어스에 비해 발전된 부분을 알아보는 것이 좀 더 사용자들이 이해하기 쉬울 듯하기 때문이다.


일단 포장부터 보자. 인튜어스 4는 전 인튜어스 3보다는 얼마 전에 출시되었던 뱀부의 포장과 유사했다. 인튜어스 3는 상단부분을 열어서 빼내는 방식으로 되어 있지만 인튜어스 4는 좀 더 안전하게 넓은 쪽을 열어서 뺄 수 있게 되어 있다. 포장의 기본 컨셉 색상도 짙은 회색에서 검은색으로 변경되었으며 이동을 위한 손잡이가 추가되어 좀 더 편리하게 바뀌었다. 확실히 포장에서부터 ‘주력제품이기 때문에 신경을 쓰고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내용물을 꺼내보면 본체, 펜, USB 케이블, 펜 스탠드, 추가 고무 그립, ID 링, 번들 소프트, 설치 CD, 퀵 스타트 가이드, 광고지 1장이 들어 있다. 이전 인튜어스 3 구성에 비해서 크게 차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매뉴얼이 축소되고 전용 종이케이스에 들어가 보관하기 쉽게 바뀌었다. 그리고 추가 그립이나 ID 링 같은 것들이 추가로 들어간 것이 조금은 눈에 띈다.


이제 본격적으로 내용물을 비교해보자. 우선 펜 스탠드부터! 이전 인튜어스 3의 펜 스탠드는 회색의 사다리꼴 모양 원통으로 되어 있어 안정감이 있는 디자인이었다. 그에 비해 인튜어스 4에서는 색이 검은색으로 바뀌고 아주 살짝 역 원통 사다리꼴로 바뀌어 안정적인 느낌이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펜 스탠드를 돌려서 열어보면 디자인이 바뀐 이유가 알 수 있다. 바로 펜 심과 펜 심 교체용 링이 스탠드 내부에 수납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인튜어스 3는 펜을 담아주는 플라스틱 케이스 안에 추가 펜 심을 고무링에 묶어서 주며, 교체용 링 역시 따로 주기 때문에 잃어버릴 확률이 상당히 높았다. 그런 단점을 해결하며, 패키지를 좀 더 깔끔하게 구성하기 위해 펜 스탠드의 빈 공간을 활용하도록 한 것이다. 거기다 이런 디자인 때문에 안정감이 떨어진 부분을 대처하고자 바닥 부분을 마찰력이 뛰어난 고무재질로 바뀌어 안정감 부분까지 해결하고 있어 펜 스탠드는 아주 많이 좋아졌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다음으로는 핵심 부품 중 하나인 펜을 살펴보자. 이 녀석이 와콤의 핵심기술로 건전지가 들어가지 않아 상당히 가벼우며 감압과 기울임까지 읽을 수 있는 인튜어스용 펜이다. 이번 인튜어스 4 전용 펜은 인튜어스 3펜에 비해서 많이 짧아졌다. 짧아진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일단 이전 3의 펜을 사용할 때 뒷부분의 지우개를 사용하면 펜이 길다고 느껴지기도 했었으니 조금은 개선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그 이외에 두꺼운 스타일의 고무 그립의 추가로 인해 손이 큰 사람들도 좀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ID 링을 교체함으로써 인튜어스 4 펜을 여러 개를 사용하는 곳에서 자신의 펜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현재는 색상이 4종류뿐이라 중복될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펜의 디자인 자체는 크게 변경된 것도 없고 기능 자체도 크게 변경된 것이 없어 인튜어스 3를 사용하던 분들은 적응하는 데는 크게 문제가 없을 듯하다(다만, 감압 때문인지 서로 호환되지는 않는다).


이제 가장 중요한 본체를 살펴보자. 인튜어스 3의 경우, 익스프레스 키와 터치 링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터치 스트랩이 양쪽에 배치되어 있었다. 그렇게 배치되어 있었던 이유는 사용하는 손 방향에 따라 옵션에서 설정하여 편한 쪽을 사용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렇지만 그래픽 툴을 이용하다 보면 한쪽에 있는 4개의 키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반대쪽 키를 설정해서 사용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항상 드로잉 하던 손을 이용하여 클릭해야 했기 때문에 상당히 불편했었다. 하지만 인튜어스 4는 단축키를 설정해서 쓸 수 있는 익스프레스 키와 화면 확대 축소 등으로 사용하는 터치 링이 한쪽으로 모아지고, 익스프레스 키의 기능을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OLED가 채용되어 그러한 불편이 줄었다.


그런데 이 버튼들을 한쪽으로 배치하면 왼손잡이는 어쩌라는 건지 의문이 들 것이다. 하지만 그것 역시 간단하게 해결되게 되어 있다. 그냥 반대로 돌리면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튜어스 4는 상하대칭의 디자인으로 되어 있어 사용하는 손 방향에 맞게 돌려서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반대로 돌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옵션상에서 익스프레스 키를 반대쪽 모드로 변환해주고(바로 OLED에 표시가 거꾸로 바뀐다), USB 단자 역시 이동을 해야 한다.


기존 인튜어스 3는 단자 부분이 고정형이었으나 인튜어스 4에서는 탈착식으로 바뀌어 보관 시 케이블을 정리하기도 쉬워졌다. 또한 태블릿의 크기마다 다르지만 리뷰 중인 6X9 사이즈에서는 단자가 양쪽으로 2개가 있어 손 방향에 따라서 바꿔주면 되게 되었다. 바꾸는 방법은 태블릿 아래를 보면 단자 변환 슬라이드가 있고 이것을 밀면 한쪽 USB 단자 부분이 열리고 다른 쪽은 닫히게 된다. 이렇듯 어느 손을 주로 사용하든 간에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부분과 이전 인튜어스 3가 갖고 있던 문제인 익스프레스 키 조작의 불편함을 한번에 해결한 본체 디자인은 정말 칭찬해줄 만하다.


익스프레스 키 이외에도 바뀐 점은 상당히 많다. 우선 비율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전 인튜어스 3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는 4:3 비율의 모니터가 주를 이룰 때였다. 2004년 당시만 해도 LCD가 매우 고가의 물품이었고 16:10, 16:9의 와이드 스크린은 거의 영화관에서만 볼 수 있는 정도였으니 말이다. 거기다 디자이너들은 LCD의 색감 문제 때문에 거의 CRT(4:3 비율)를 이용하던 때라 인튜어스 3 역시 4:3 비율에 맞추어 출시되었었다(2006년쯤에는 16:9 비율에 맞춘 인튜어스 3 제품들이 나오긴 했지만 가격 차이가 꽤 나서 대부분 4:3 비율 제품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인튜어스 4가 나왔던 2009년에는 작업용 디스플레이 환경이 대부분 16:10 비율에 맞춰져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16:9 디스플레이는 올해 들어와 많이 보급되었다) 인튜어스 4 역시 16:10 비율에 맞춘 제품들로 출시되었다.


시트지 역시 달라졌다. 이 시트지는 인튜어스 4부터 적용된 시트지로 인튜어스 3 때의 미끌미끌한 시트지가 아닌 실제 드로잉하는 느낌을 최대한 살릴 수 있게 특수 처리되어 있다(새로 나온 뱀부에도 적용). 이전 뱀부 때는 마찰력이 생긴 것 때문에 그다지 좋은 느낌은 아니었는데 이번 인튜어스 4를 사용하면서 좀 익숙해지니 확실히 인튜어스 3를 쓸 때보다 실제 그림 그리는 같아 훨씬 좋은 느낌이 들었다. 다만 마찰력이 높아진 만큼 펜 심이 빨리 닳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만큼 기본 펜 심이 더 많이 들어 있으니 딱히 문제 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아랫면을 보자. 이전 인튜어스 3와 비교해보면 크게 달라진 점은 없고 와콤의 로고가 들어간 것과 미끄럼방지 고무가 커진 덕에 마찰력이 좋아져 쉽게 미끄러지지 않게 된 점 정도일 듯하다.


그 이외의 구성물을 보면 전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똑같이 설치 CD와 번들 소프트가 있는데 설치 CD는 드라이브 버전이 올라간 것 외에는 크게 다를 것은 없다. 다만, 번들 소프트에는 조금 달라진 점이 보인다. 인튜어스 3에는 코렐 페인터 에센셜3와 포토샵의 플러그인인 닉 컬러 에펙스 프로 2.0 SE라는 프로그램 2개만 들어 있었는데, 인튜어스 4에는 포토샵 엘레멘츠, 코렐 페인터 스케치 패드, 오토데스크 스케치북 익스프레스, 그리고 포토샵용 플러그인으로 닉 컬러 에펙스 프로 샘플 필터와 와콤 브러시까지~ 총 5개나 들어가 구성이 풍성해졌다(다만 국내에선 이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좀 드물 듯하다). 마지막으로 인튜어스 3에서 매뉴얼은 퀵 스타트 가이드와 번들 소프트 설명서까지 있었지만 인튜어스 4에서는 퀵 스타트 가이드 하나로 축소되어 간소해졌다.


기본구성은 인튜어스 3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사용자의 편의를 좀 더 고려한 패키지 디자인과 ID 링 같은 구성품이 추가된 점, 그리고 주요 부품들인 펜과 본체의 파격적인 변화는 5년을 기다려온 보람이 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자, 지금까지 인튜어스 4가 외견상 인튜어스 3와 얼마나 달라졌는가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사용해보면서 성능이나 느낌이 어떠한지에 대해 알아볼 차례. 하지만 얘기가 너무 길어지니 일단 여기까지만 하기로 하고, 나머지 이야기는 2부에서 계속하겠다.

글 / 류재민(bluesc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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