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다이어리] “속끓이는 모습에 그만두란 말도”

입력 2010-11-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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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신태용 감독의 아내 차영주 씨는 팀을 이끌며 심신이 힘든 상황에서 자상한 문자를 자주 보내주는 남편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스포츠동아DB

성남 신태용 감독의 아내 차영주 씨는 팀을 이끌며 심신이 힘든 상황에서 자상한 문자를 자주 보내주는 남편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스포츠동아DB

“선수때도 위장에 탈난적 없는데…속끓이는 모습에 그만두란 말도”
“선수 때부터 위장에 탈 한 번 나 본 적이 없는 사람인데….”

성남 일화 신태용 감독(40)의 아내 차영주(39) 씨 목소리에 안타까움이 가득합니다. 차 씨는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성남의 준PO 패배를 지켜봤습니다. 아시아를 정복한 성남의 국내 시즌은 그렇게 마무리가 됐습니다.

남편에게 위로의 한 마디 전해달라고 하자 차 씨는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이끌며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올 한해 농사 정말 잘 지었고 감사하다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어요”라고 답합니다.

어쩌면 “위로를 해 달라”는 게 우문이었을 겁니다. 감독 부임 2년 차에 아시아 정상에 오르고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감독에게 위로라니요.

신 감독은 취재진 앞에 서면 늘 당당하고 유쾌한 모습을 보이지만 속으로는 무던히 속을 끓였나 봅니다. 위는 누구보다 튼튼하다고 자부하던 그가 올 초부터 위염으로 고생했고 경기 전날 새벽 응급실에 실려가 링거를 맞은 일도 다반사였답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의 심정이 어땠을까요.

“감독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차 씨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네요.

이런 역경 속에서 아내의 응원은 신 감독에게 무엇보다 큰 힘이었겠죠. 신 감독은 중요한 경기나 원정을 앞두고 종종 아내와 두 아들의 응원을 받았다며 자랑(?)하곤 합니다.



문자의 내용을 묻자 차 씨는 “아마 아직도 연애하느냐고 하실 걸요”라며 쑥스러워 합니다. 부부의 연을 맺은 게 1995년 4월, 15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하루에 30여 통의 문자를 주고받는다니 놀라울 뿐입니다. 차 씨는 아직도 신 감독이 자신의 이름을 불러줄 때 가장 행복하다며 웃음 짓습니다.

차씨가 다음 달 국제축구연맹(FIFA)클럽월드컵을 앞둔 남편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냅니다. ‘오빠 뒤에는 나와 아이들 그리고 늘 팀을 응원하는 서포터가 있으니 마음 편하게 갖고 멋진 경기 보여줘.’

신 감독이 아내 이름을 부르며 이렇게 답하겠죠.

‘영주야, 고맙다. 사랑한다.’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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