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윤경신…도하눈물 닦고 황금눈물

입력 2010-11-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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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화스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핸드볼 결승전에서 대표팀이 이란을 꺾은 직후 선수단 전체가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화스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핸드볼 결승전에서 대표팀이 이란을 꺾은 직후 선수단 전체가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男핸드볼, 이란 꺾고 8년만에 정상탈환…女핸드볼은 카자흐 완파…쑥스러운 銅
4년 전 도하아시안게임. 편파판정에 운 남자핸드볼대표팀의 간판 윤경신(37·두산)은 “신이 오더라도 못 이길 경기”라는 얘길 남겼다. 그리고 그는 2008베이징올림픽 직후 대표팀을 떠났다.

하지만 한국남자핸드볼은 그의 존재가 간절했다. 대한핸드볼협회의 간곡한 요청에 윤경신도 팔짱만 끼고 있을 수는 없었다. “몇 번째 대표팀 은퇴 번복인지 모르겠다”고. “그래도 내 심장이 부르니 어쩔 수 없다”고. 또 한 번의 명언을 남긴 채, 그는 2010년 1월 대표팀에 복귀했다.

태릉합숙 때문에 가족과는 생이별을 한 지 오래다. 힘든 훈련을 이겨낼 때마다 여섯 살 박이 아들 재준이 눈에 밟혔다. 그래도 자랑스러운 가장이고 싶어 더 이를 물었다. 부인 권순균(36) 씨는 “당신이 또 태릉에 들어갈 줄 알았다”고 푸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워하는 눈치. 그렇게 윤경신은 6회 연속 아시안게임 무대에 섰다.

한국은 26일 광저우 화스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핸드볼 결승에서 이란을 32-28로 꺾고 4년 전의 한을 풀었다. 체력안배 문제 때문에 전반 9분경에서야 처음으로 코트를 밟았지만, 윤경신(203cm)은 ‘옥상에서 때리는 대포알'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고비마다 6골을 터트리며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23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준결승을 마친 뒤에는 독일 언론도 윤경신을 인터뷰했다. 1995년 세계선수권 득점왕을 차지한 이후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한 윤경신은 13년 간 통산 8회 득점왕을 차지했다.

독일 쾰른시에 위치한 스포츠올림픽박물관에 그의 유니폼이 전시될 정도로 활약은 대단했다. 그리고 ‘남자핸드볼의 국보’는 금메달을 목에 걸며, 사실상 생애 마지막 아시안게임 무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고려고 시절부터 대표경력만 20년째인 윤경신은 “태극마크는 언제나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여자핸드볼이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로 체면치레를 했다. 이재영 감독이 이끄는 여자핸드볼대표팀은 26일 광저우 광궁체육관에서 벌어진 3·4위전에서 카자흐스탄을 38-26으로 완파하고 동메달을 따냈다.



하루 전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28-29, 1점차로 패해 아시안게임 6회 연속 우승이 좌절된 여자핸드볼대표팀은 카자흐스탄을 맞아 우선희(삼척시청) 김온아 류은희(이상 벽산건설)가 나란히 8골씩을 터뜨리고 김차연(대구시청)이 5골로 뒤를 받친데 힘입어 손쉽게 승리를 낚았다.광저우(중국)|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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