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고마워”…김사율, 눈물의 ‘지각 허니문’

입력 2010-12-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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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사율(오른쪽)과 아내 권연임 씨는 결혼 1년여 만에 태국으로 뒤늦은 허니문을 떠난다. 결혼 후 커리어 하이를 찍은 김사율은 구단 행사를 겸한 신혼여행이 미안하기만 한데, 아내는 남편의 마음을 헤아려 선뜻 동의했다. 아름다운 부부애다.

지난해 임신 8개월 아내 조기 출산
가장 책임감에 올시즌 화려한 부활

구단 뒤늦은 태국 신혼여행 서비스
“묵묵히 따라준 연임씨∼사랑해요”
“미안하다. 그리고 사랑한다.”

1년 2개월만에 뒤늦게 떠나는 신혼여행. 그것도 단 둘이 떠나는 여행이 아닌, 구단 행사에 선수 가족 자격으로 참가하는 형식. 남편의 무거운 마음을 미리 헤아린 아내는 그런데도 선뜻 그러자고 했다. 남편은 “우리 효주 조금 더 크면 셋이서 내년에 함께 여행가자”고 미안함을 에둘러 표현하면서 “한없이 고맙고 감사할 뿐”이라고 했다. 롯데 ‘불펜 강자’ 김사율(30)이 14일부터 ‘3박 5일’ 일정으로 태국에 뒤늦은 신혼여행을 떠난다. 롯데 계열 여행사 ‘롯데JTB’가 홍성흔, 손아섭, 이재곤 등 선수 가족들과 팬 20명이 함께 떠나도록 기획한 행사다.


○두 번의 결혼식

김사율은 지난해 ‘두 번’ 결혼 했다. 한 살 아래 권연임 씨와 1년 반 가까운 열애 끝에 처음 잡은 결혼식 날짜는 2009년 10월 25일이었다. 1군에서 8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할 정도로 2군에 머문 날이 많았지만, 포스트시즌 엔트리 진입을 기대했던 김사율은 한국시리즈가 끝날 즈음으로 날짜를 잡았다. 그러나 당시 임신 8개월이던 권 씨는 결혼식을 코 앞에 두고 예정보다 훨씬 빨리 첫 딸 효주를 낳았다. 세상에 일찍 나온 효주는 곧바로 인큐베이터 신세를 졌고, 첫 번째 결혼식이 무산된 두 사람은 11월 29일 조촐한 분위기 속에 정식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몸무게로 태어난 효주 걱정에 신혼여행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다행히 두 달 인큐베이터 생활을 끝낸 효주는 여느 아이처럼 무럭무럭 자랐고, 가정을 이룬 김사율의 책임감은 올 시즌 화려한 부활로 이어졌다. “아내의 내조와 아빠로서의 책임감이 마운드에서 새로운 힘이 됐다”는 게 그의 말이다.


○또 다른 도약을 꿈꾸는 2011년

“일반 직장인이었다면 올 봄에라도 신혼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을텐데 시즌을 치르다보니 여기까지 왔다”는 김사율은 “때마침 구단에서 팬들과 함께 하는 여행에 참가하라고 권유했고, 훈련 때문에 두 번 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이번 기회에 신혼여행을 가게 됐다. 효주는 잠시 집안 어르신들께서 봐 주기로 하셨다”고 했다. “단둘이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아내가 섭섭해 할만도 한데, 한마디 내색도 없이 선뜻 그러자고 했다. 뭐라 고맙다고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52경기에 등판, 1승4패5세이브5홀드 방어율 3.75를 기록한 김사율은 생애 첫 포스트시즌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등 자이언츠 불펜에서 그야말로 발군의 기량을 선보였다. 2년 연속 3500만원에 머물렀던 연봉도 내년 시즌 대폭 인상이 예상된다. “내 야구인생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하는 그의 마음 속에는 언제나 감사하게 생각하는 아내 권연임 씨와 사랑하는 딸 효주가 자리잡고 있음은 물론이다.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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