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해 정규리그와 FA컵 준우승에 이어 올해 정규리그 3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성공한 성남 일화 신태용 감독의 지도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빙가다 결국 결별…박경훈과 2파전
성남 일화 신태용 감독이 올 시즌 K리그 감독상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성남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팀 자격으로 참가한 국제축구연맹(FIFA) 2010 클럽월드컵 첫 판에서 홈팀 알 와다를 완벽히 제압하자 머나먼 아부다비 땅에서부터 바람몰이가 시작됐다.
K리그 기자단 투표로 결정되는 감독상은 그 동안 우승 팀 지도자가 타는 게 당연시됐다. 프로축구가 시작된 1983년 이후 딱 한 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우승 팀 사령탑이 받았다. 단 한 번의 예외는 2005년이었다.
울산 현대가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당시 울산 사령탑이었던 김정남 감독이 아닌 준우승을 차지한 인천 유나이티드 장외룡 감독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올해 ‘우승=감독상’ 공식 재현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10년 만에 FC서울의 우승을 이끈 빙가다 감독은 12일 팀과 결별을 확정됐다. 이미 그의 결별소문에 설에 표심은 만년 하위 팀 제주를 준우승까지 끌어올린 박경훈 감독에게 급격하게 쏠리던 차였다. 그런데 신 감독이 승승장구하면서 이제는 박경훈-신태용의 2파전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엄밀히 따져 신 감독의 감독상 수상은 무리라는 주장도 있다. K리그 성적이 기준이 돼야하는 데 성남은 올 시즌 4위에 그치지 않았냐는 논리다.
그러나 감독 2년 차에 팀을 아시아 정상으로 이끈 지도력에 어떤 이의도 제기할 수 없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찮다.
K리그 기자단에 주어진 표는 모두 113장인데 분위기를 많이 탄다.
2005년 장외룡 감독이 수상할 수 있었던 것도 열악한 시민구단을 이끌고 준우승을 차지한 감동적인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표심을 움직였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신 감독도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
신 감독 입장에서 단 하나 아쉬운 점은 투표 마감일이다.
투표가 14일에 마감되는 데 인터 밀란과 4강전은 한국시간으로 16일 새벽 2시에 벌어진다. 성남이 인터 밀란을 이기거나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고 패하더라도 표심에 반영될 수가 없다. 감독상 수상자는 20일 2010년 K리그 시상식 현장에서 발표된다.아부다비(UAE)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