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 스타터…전반기만 6골 대폭발… 골문서 패스보다 슛…골 욕심 늘어
박지성(29)이 빠른 득점 페이스를 보이면서 맨유 입단 후 처음으로 시즌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할 수 있느냐에 팬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박지성은 맨유에 입단한 2005∼2006시즌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한 시즌에 10골을 넣은 적이 없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9월에 2골, 11월에 3골, 12월 1골(현재까지)을 넣으면서 가능성을 엿보인다.
○맨유 입단 후 최상의 득점레이스
박지성은 맨유에 입단한 이후 최고의 득점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박지성은 이번 시즌 총 18경기에 출전해 6골(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슬로 스타터’라고 불릴 정도로 맨유로 이적한 200∼2006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는 후반기에 득점이 집중됐다. 대부분의 득점이 1∼5월 사이에 기록됐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전반기에 폭발하고 있다.
박지성은 공격에서 적극성을 보이는 것은 물론 특히 골문 앞에서 득점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고 있다. 자신이 득점 찬스를 잡아도 더 좋은 위치에 있는 동료에게 패스했던 박지성이 이제는 동료가 아닌 골대를 직접 바라보고 있다. 팀 내 포지션 경쟁자들이 잇따라 부상에 시달리면서 출전기회가 늘어난 것도 박지성의 득점 레이스에 가속도가 붙은 요인이다.
○시즌 10골 달성 대표팀 차출이 변수
지금의 페이스라면 박지성이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기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
앞으로 많은 경기가 남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2경기를 비롯해 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적게는 25경기에서 많게는 30경기 이상을 더 치른다. 지금의 득점 페이스라면 남은 경기에 2/3가량만 출전해도 충분히 두 자릿수 득점이 가능하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아시안컵 대표팀 차출이 그 변수다.
박지성은 이달 26일 선덜랜드와 홈경기를 마친 뒤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UAE에 캠프를 차릴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한국이 아시안컵 결승까지 진출하면 박지성은 1월 26일로 예정된 블랙풀과의 경기까지 뛰지 못한다. 전반기의 상승세가 주춤할 수 있는 시기다.
게다가 아시안컵을 마친 뒤 팀에 복귀해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출전 기회가 주어질지는 미지수다. 맨유에는 박지성의 포지션에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다. 1월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