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여의도 KBS 국제회의실에서 록밴드 부활의 김태원의 음악인생을 다룬 드라마가 KBS 드라마스페셜 '락락락(락 Rock 樂)'의 제작발표회가 열린 가운데 이승철이 참석해 김태원을 축하해주고 있다. 연합
'회상3' 리메이크한 ‘마지막 콘서트’ 둘러싼 갈등
'네버엔딩 스토리'로 화해
젊은 세대들에겐 ‘국민 할매’로 알려진 록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45)의 일대기를 그린 4부작 KBS2 드라마 ‘락락락’(락 Rock 樂)이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서 18일 종영했다. '네버엔딩 스토리'로 화해
이날 연달아 방송한 3부와 4부의 전국시청률은 5.0%와 6.8%(AGB닐슨 기준)이다. 동시간대를 선점한 ‘시크릿가든’(SBS), ‘욕망의 불꽃’(MBC) 등에 비해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선전한 셈.
‘락락락’의 3, 4부에서는 김태원의 대마초 흡연과 수감생활 등 파란만장한 인생사가 그려졌다. 그리고 ‘부활’ 보컬 출신인 이승철과의 오랜 갈등과 화해가 담겼다.
천재적인 작곡가이자 기타리스트지만, 꽃미남 외모와 미성을 자랑하는 보컬 이승철에 가려져 그의 ‘백밴드’라는 비아냥을 듣던 김태원이 대마초에 손대는 모습이 그려졌다. 출소 후 그는 이승철이 솔로 가수로 나가 부활 2집에 있던 ‘회상 3’을 ‘마지막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리메이크해 인기를 끌자 더욱 좌절하고 만다.
한참을 방황하던 그는 자신의 곁을 묵묵히 응원해준 아내와 보컬 고(故) 김재기의 도움으로 ‘사랑할수록’을 만든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앨범 활동을 앞둔 1993년 8월 김재기는 불의의 고통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이 일은 그에게 영원히 상처로 남는다.
죽기 전 김재기는 그에게 중고차가 견인됐는데 3만4000원이 없다며 전화를 걸었다. 그도 돈이 없어 빌려주지 못했고, 결국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려 차를 찾아오던 중 교통사고로 저세상 사람이 된 것. 그는 김재기의 동생 김재희를 보컬로 영입해 재기에 성공한다.
이후 2002년 이승철과 의기투합한 ‘네버엔딩 스토리’로 그와 오해를 풀고 우정을 되찾는 이야기, 아내 현주 씨의 헌신적인 내조 등이 이어져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젖게 했다.
극 마지막 장면에 카메오로 출연해 스스로를 ‘삼류 기타인생’이라고 소개한 김태원은 “세상의 모든 삼류 들의 부활을 위하여”라며 맥주잔을 높이 들었다. ‘삼류’가 빚어낸 ‘일류’ 감동이었다.
‘락락락’은 KBS2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등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끈 김태원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라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방영 직후 시청자들은 인터넷 게시판에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한참 멍했다. ‘국민할매’ 김태원의 인생이 이렇게 감동적일 줄은 몰랐다”, “부활의 많은 명곡이 삽입돼 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 “마지막 카메오로 나온 김태원 덕분에 웃을 수 있었다. 집념의 부활 영원하여라”, “김태원 역의 노민우 씨의 연기가 압권”이라는 평을 올렸다.
그런가 하면 일부 시청자들은 극에서 한때 사이가 벌어졌던 것으로 그려진 김태원과 이승철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였다. 이른바 ‘누가 더 피해자인가’를 놓고 포털 사이트 뉴스 댓글에 각자의 생각을 경쟁적으로 올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두 사람의 관계를 모차르트와 평생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질투했던 것으로 알려진 샬리에르의 일화에 빗대기도 했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