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마다 돌아온다는 백호의 해 2010년이 저물어간다. IT동아 편집부는 연말을 맞아 올해 IT분야의 주요 트렌드, 사건사고, 내년 전망을 담은 기획 3부작을 준비했다. 오늘은 연말 결산 그 세 번째로 2011년 새롭게 주목받을 예상 트렌드를 정리했다.
1부 - IT동아가 정리한 2010년을 뒤흔든 IT 트렌드
2부 - IT동아가 정리한 2010년 IT를 뜨겁게 달군 사건사고
3부 - IT동아가 전망하는 2011년을 빛낼 예상 트렌드
1. 가족 모두가 맨인블랙 안경 필요한 3D TV는 그만!
올해 초 개최된 세계 최대의 가전 전시회 CES2010에서의 최고의 화두는 ‘3D TV’였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주요 TV제조사들이 앞다투어 3D TV를 내놓으며 본격적인 안방 3D 극장 시대를 예고했다. 삼성전자가 제일 먼저 풀HD급 3D LED TV를 출시했으며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1년 가까이 지난 지금, 3D TV는 예상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3D 방식이 불편하다고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현재 3D TV는 셔터글라스(Shutter Glass)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셔터글라스 방식은 안경에 내장된 셔터가 양쪽 눈을 번갈아 가며 입체감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높은 해상도를 지원하고 시야각이 넓지만 깜박거림이 어지러움을 유발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또한 3D 안경에 배터리가 들어가 무겁고 안경 단가가 높을 뿐 아니라 충전이 번거롭다는 단점도 지적됐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편광(FPR)안경 방식의 3D TV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LG전자가 내년 1분기에 편광안경 방식의 3D TV를 출시한다고 공식 발표했기 때문이다. 물론 편광안경 방식이 셔터글라스 방식에 비해 절대적으로 우월한 것은 아니다. 편광안경 방식은 어지러움이 덜하고 안경이 가볍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 디스플레이에 유리를 덧씌웠기 때문에 화질이 떨어지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달 도시바도 안경이 필요 없는 무안경 방식의 3D TV를 출시하면서 3D TV 대열에 동참했다. 이미 휴대용게임기 닌텐도3DS에서 선보인 적 있는 무안경 방식은 시야각이 좁고 아직 TV에 적용하기에는 기술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현재 도시바가 내놓은 3D TV 역시 12인치와 20인치급의 소형 TV 뿐이다. 하지만 도시바는 내년 40인치 모델을 선보이며 시장 판도를 뒤집겠다고 선언했다.
셔터글라스 방식, 편광안경 방식, 무안경 방식 중 어느 것이 낫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적어도 그 동안 셔터글라스 방식만 택해야 했던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다소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3D TV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할 것으로 관망하고 있다.
2. 한국 시장, 전자책 늦바람 부나
일반적으로 새로운 플랫폼의 성공 여부는 하드웨어 성능보다 콘텐츠 수가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의 성공은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때문이었고, 앞서 언급한 3D TV의 대중화도 결국에는 3D 콘텐츠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렸다. 그런 점에서 그 동안 한국의 전자책(e북) 시장은 기형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즉 준비된 콘텐츠는 있지만 이를 사용할 단말기가 마땅치 않았던 것. 해외에서는 아마존 킨들(Kindle)과 같은 전자책 전용 리더기가 대중화된 반면, 국내의 경우 단말기 판매가 미진해 독자 대부분이 PC를 통해 전자책을 읽었다. 가끔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정확히 말하면 콘텐츠로 가공할 수 있는 출판물은 많지만 시장성이 없어 본격적으로 만들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다. 여기에는 평소 그다지 책을 읽지 않는 한국 사용자들의 특성도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다.
하지만 드디어 한국에도 전자책 시장이 싹틀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패드, 갤럭시 탭과 같은 태블릿 PC가 등장하여 호황을 누리고 있는 까닭이다. 태블릿 PC는 이미 해외에서 새로운 전자책 리더기로 각광받고 있으며, 그 동안 단말기가 다양하지 못해 활성화되지 못했던 국내 전자책 시장에서도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에 KT경제경영연구소는 “전자책 시장은 아이패드 등의 태블릿 PC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확산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많은 출판사와 유통업체들이 앞다투어 태블릿 PC용 앱을 출시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11월 자사의 전자책 서비스인 ‘비스킷(biscuit)’을 아이패드용 앱으로 내놓았다. 이로써 인터파크에서 전자책 콘텐츠를 구입하거나 무료로 받은 독자들은 아이패드로 전자책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갤럭시 탭에는 ‘리더스허브’라는 전자책 관리 프로그램이 탑재됐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일반 도서뿐 아니라 신문, 잡지, 만화 등 다양한 전자책 콘텐츠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3. m-VoIP 등장에 통신사 침울, 사용자 환호
최근 m-VoIP(모바일 인터넷전화)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m-VoIP는 3G망을 이용해 음성을 디지털로 변환해 전송하는 인터넷 전화 기술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m-VoIP를 쓰면 음성통화 요금이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3G 데이터 요금이 부과된다. 이 m-VoIP는 일반 음성통화보다는 품질이 떨어지지만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각광받는 추세다.
문제는 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이 요금제를 이용하면 원칙적으로 m-VoIP가 무제한이다. 하지만 수익 손실을 우려한 통신사들은 최근까지 m-VoIP의 사용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통신사와 사용자들은 m-VoIP 사용 여부를 두고 첨예한 갈등을 빚었다.
결국 통신사들이 한 발 물러났다. 일부 요금제에서 m-VoIP를 일부 허용하기로 한 것. SKT는 지난 8월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와 함께 55,000원 요금제 이상 이용자에게 200MB에서 700MB까지 m-VoIP를 허용했다. 최근까지 사용불가를 고수하던 KT도 최근 들어 55,000원 요금제 이상 이용자에 한해 750MB에서 3,000MB까지 m-VoIP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참고로 m-VoIP 사용시 10분 통화에 약 5MB가 소모된다. 이로써 본격적인 m-VoIP 시대가 열리게 됐다.
여기에 1,500만 명이 휴대폰 약정에서 풀려 스마트폰 예비 사용자가 되는 내년부터는 m-VoIP 사용도 급격하게 늘 전망이다. 음성통화라는 캐시카우를 잃게 된 통신사들이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궁금해진다.
4. 당신의 몸이 곧 컨트롤러, 동작인식 게임 인기
‘복잡한 설명서도, 컨트롤러도 없다. 오직 필요한 건 당신의 몸 뿐’
최근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2010년 10대 전자기기’에서 MS(마이크로소프트)의 동작인식기기 ‘키넥트’가 9위에 올랐다. 아이패드, 갤럭시S 등 쟁쟁한 IT기기 가운데서 게임관련 기기로서는 키넥트가 유일하다. 출시 25일만에 전세계에서 250만 대의 판매량을 올린 키넥트의 가능성을 타임지가 높이 산 것이다.
키넥트는 MS의 가정용 게임기 Xbox360에 연결해 사용하는 동작인식기기다. 일반적으로 게임기에 사용하는 컨트롤러 대신 사용자의 동작에 따라 반응한다. 사용자가 손을 들면 게임 속 아바타가 손을 들고, 사용자가 점프하면 아바타도 같이 점프하는 식이다. 플레이 방식도 간단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우고 즐길 수 있어 가족용 게임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전에도 동작인식 게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8년 4월 국내에 출시된 닌텐도의 위(Wii)는 100만 대 가량의 판매량을 올리며 인기를 끌었다. 온라인게임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는 국내 비디오게임 시장에서는 주목할만한 성과다. 닌텐도 위가 국내에서 성공을 거두자 소니와 MS도 동작인식기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도 비디오게임이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었다. 올해 소니는 무브(Move)를 내놓았고, MS는 키넥트를 출시했다. 소니와 MS는 국내 최대 게임행사인 지스타2010에도 참여했다. 소니가 지스타에 참여한 것은 지난 2005년 이후 5년만이며, MS는 2년만이다.
업계에서는 일부 마니아들 위주였던 비디오게임 시장이 동작인식 게임을 통해 가족 엔터테인먼트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닌텐도, 소니, MS가 동작인식게임 3파전 구도를 형성하면서, 내년 비디오게임 시장은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5. 입소문 내주시면 싸게 드려요, 소셜 커머스 급성장
트위터를 비롯한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관련 비즈니스도 무섭게 떠오르고 있다. 그 중 가장 주목 받는 비즈니스가 바로 소셜 커머스다. 소셜 커머스는 SNS를 활용한 전자상거래를 뜻하는 말로, 흔히 하루에 한 가지 상품을 파격적인 할인 가격으로 한정판매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마감 시간 전까지 특정 인원이 모이지 않으면 거래가 취소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SNS를 통해 주변 사람들을 끌어 모으게 된다.
대표적인 소셜 커머스 업체로는 미국의 그루폰(groupon)을 들 수 있다. 그루폰의 올해 매출은 5억 달러(한화 약 5,750억 원)로 추정되며 내년 매출은 20억 달러(한화 약 2조 3,000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그루폰은 구글의 60억 달러(한화 약 7조 원) 인수 제안을 거절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티켓몬스터(www.ticketmonster.co.kr)와 위메이크프라이스 (www.wemakeprice.com)가 대표적인 소셜 커머스 업체로 꼽힌다. 티켓몬스터는 창업 6개월만인 지난 11월 매출 100억 원을 달성했으며, 6주가 지난 12월에는 매출 200억 원을 넘어서며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판매한 TNGT 의류 상품권은 약 2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업계 최고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위메이크프라이스도 설립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12월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며 티켓몬스터를 바짝 쫓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2,0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내년에는 소셜 커머스가 더욱 인기를 얻을 전망이다. 티켓몬스터의 신현성 대표는 “내년 매출 2,000억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6. PC에서 그래픽카드가 없어진다?
PC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들인 CPU와 GPU(그래픽카드)가 하나로 합쳐진 제품이 곧 나온다. 인텔은 내년 1월 5일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 CES2011에서 CPU와 GPU를 합친 차세대 칩 ‘샌디브릿지’를 발표한다. AMD 역시 둘을 통합한 프로세서 APU를 다음달 안에 출시한다.
이렇게 CPU와 GPU가 합쳐지면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먼저 PC내에서 차지하던 공간이 줄어들면서 휴대성을 강화할 수 있다. 이는 특히 노트북 분야에서 더욱 유리하다. 두 번째로 CPU와 GPU에 따로 전력을 공급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전체 소비전력이 낮아진다. 이로 인해 발열이 낮아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세 번째로 기존의 내장 그래픽 칩셋보다 더욱 향상된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인텔 샌디브릿지는 코어 i3과 i5에 탑재된 GMA HD보다 더 나은 그래픽 성능을 발휘하며, APU는 그보다 더 우수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CPU 분야에서 양대 산맥을 차지하고 있는 인텔과 AMD가 경쟁적으로 통합 프로세서를 내놓으면서, 관련 시장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이미 메인보드 업체들은 통합 프로세서에 맞는 보드 개발을 마친 상태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내년 샌디브릿지와 APU가 공식적으로 출시되면 PC 교체 수요가 급격하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7. 아듀, PC의 시대여
지난 21일, 스마트폰 제조사 팬택이 PC의 종말을 예언했다. 향후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PC의 역할을 대체하게 되고, 휴대성이 부족한 PC는 결국 도태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팬택은 “PC는 5년 안에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이를 ‘P의 법칙’이라고 부르겠다고 말했다.
PC가 정말 5년 안에 사라지게 될지는 단언할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점차 입지가 좁아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올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열풍이 불면서 주변에서 그 조짐을 조금씩 발견할 수 있다. 지난 7월 시장조사기관 트렌드모니터의 설문 결과 총 49.6%의 응답자가 “스마트폰은 컴퓨터”라고 답했다. 반면 “스마트폰은 전화기”라고 대답한 사람은 13.2%에 불과했다. 스마트폰의 방향성을 알 수 있는 결과다.
물론 아직까지 스마트 기기가 PC를 완전하게 대체할 수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위와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8명은 아직 휴대폰보다는 PC가 더 편리한 기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휴대성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는 PC가 하향일로를 걷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실제로 올해 노트북의 판매량이 데스크탑의 판매량을 추월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먼저 노트북이 덩치가 큰 데스크탑의 자리를 차지하고 나면, 다음은 태블릿 PC와 스마트폰이 노트북의 자리를 노릴지 모른다. 이제 PC의 시대는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8. 제 2의 디지털 혁명, 클라우드 컴퓨팅이 다가온다
이제 PC에 파일을 저장하는 시대는 갔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시대가 온다.
전세계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열풍이 거세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별도로 구입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접속해 필요한 만큼 사용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대표적인 클라우드 컴퓨팅으로는 구글 오피스(구글 문서도구)를 꼽을 수 있다. 구글 오피스는 웹브라우저를 기반으로 하는 사무용 애플리케이션으로, MS워드, 엑셀, PDF 등 각종 문서를 온라인에서 작성하고 저장할 수 있다.
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사용하면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고 업데이트할 필요가 없어져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저장 용량이나 문서의 손실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접속할 수 있는 단말기만 있으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작업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국내에서는 KT가 선두주자다. KT는 지난 4월 클라우드 추진본부를 만들고 가정용 서비스인 ‘유클라우드 홈’과 기업용 서비스인 ‘유클라우드 프로’를 내놓았다. 유클라우드 홈은 개인 PC에 있는 파일을 유선으로 자동 동기화해 저장한 후 PC 및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올해 안에 40만 가입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유클라우드 프로는 기업 내 업무 데이터 공유를 위한 서비스로, 올해까지 1,000여 개의 기업이 가입할 예정이다. SKT와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사들도 클라우드 컴퓨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3월, 정부는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총 1,6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2014년까지 세계 최고 클라우드 컴퓨팅 강국을 실현하겠다고 공언했다. 주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정부가 뒤에서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규모가 올해 9,610억 원에서 내년 1조 2,04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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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IT동아가 정리한 2010년을 뒤흔든 IT 트렌드
2부 - IT동아가 정리한 2010년 IT를 뜨겁게 달군 사건사고
3부 - IT동아가 전망하는 2011년을 빛낼 예상 트렌드
1. 가족 모두가 맨인블랙 안경 필요한 3D TV는 그만!
올해 초 개최된 세계 최대의 가전 전시회 CES2010에서의 최고의 화두는 ‘3D TV’였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주요 TV제조사들이 앞다투어 3D TV를 내놓으며 본격적인 안방 3D 극장 시대를 예고했다. 삼성전자가 제일 먼저 풀HD급 3D LED TV를 출시했으며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1년 가까이 지난 지금, 3D TV는 예상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3D 방식이 불편하다고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현재 3D TV는 셔터글라스(Shutter Glass)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셔터글라스 방식은 안경에 내장된 셔터가 양쪽 눈을 번갈아 가며 입체감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높은 해상도를 지원하고 시야각이 넓지만 깜박거림이 어지러움을 유발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또한 3D 안경에 배터리가 들어가 무겁고 안경 단가가 높을 뿐 아니라 충전이 번거롭다는 단점도 지적됐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편광(FPR)안경 방식의 3D TV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LG전자가 내년 1분기에 편광안경 방식의 3D TV를 출시한다고 공식 발표했기 때문이다. 물론 편광안경 방식이 셔터글라스 방식에 비해 절대적으로 우월한 것은 아니다. 편광안경 방식은 어지러움이 덜하고 안경이 가볍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 디스플레이에 유리를 덧씌웠기 때문에 화질이 떨어지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달 도시바도 안경이 필요 없는 무안경 방식의 3D TV를 출시하면서 3D TV 대열에 동참했다. 이미 휴대용게임기 닌텐도3DS에서 선보인 적 있는 무안경 방식은 시야각이 좁고 아직 TV에 적용하기에는 기술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현재 도시바가 내놓은 3D TV 역시 12인치와 20인치급의 소형 TV 뿐이다. 하지만 도시바는 내년 40인치 모델을 선보이며 시장 판도를 뒤집겠다고 선언했다.
셔터글라스 방식, 편광안경 방식, 무안경 방식 중 어느 것이 낫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적어도 그 동안 셔터글라스 방식만 택해야 했던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다소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3D TV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할 것으로 관망하고 있다.
2. 한국 시장, 전자책 늦바람 부나
일반적으로 새로운 플랫폼의 성공 여부는 하드웨어 성능보다 콘텐츠 수가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의 성공은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때문이었고, 앞서 언급한 3D TV의 대중화도 결국에는 3D 콘텐츠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렸다. 그런 점에서 그 동안 한국의 전자책(e북) 시장은 기형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즉 준비된 콘텐츠는 있지만 이를 사용할 단말기가 마땅치 않았던 것. 해외에서는 아마존 킨들(Kindle)과 같은 전자책 전용 리더기가 대중화된 반면, 국내의 경우 단말기 판매가 미진해 독자 대부분이 PC를 통해 전자책을 읽었다. 가끔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정확히 말하면 콘텐츠로 가공할 수 있는 출판물은 많지만 시장성이 없어 본격적으로 만들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다. 여기에는 평소 그다지 책을 읽지 않는 한국 사용자들의 특성도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다.
하지만 드디어 한국에도 전자책 시장이 싹틀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패드, 갤럭시 탭과 같은 태블릿 PC가 등장하여 호황을 누리고 있는 까닭이다. 태블릿 PC는 이미 해외에서 새로운 전자책 리더기로 각광받고 있으며, 그 동안 단말기가 다양하지 못해 활성화되지 못했던 국내 전자책 시장에서도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에 KT경제경영연구소는 “전자책 시장은 아이패드 등의 태블릿 PC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확산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많은 출판사와 유통업체들이 앞다투어 태블릿 PC용 앱을 출시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11월 자사의 전자책 서비스인 ‘비스킷(biscuit)’을 아이패드용 앱으로 내놓았다. 이로써 인터파크에서 전자책 콘텐츠를 구입하거나 무료로 받은 독자들은 아이패드로 전자책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갤럭시 탭에는 ‘리더스허브’라는 전자책 관리 프로그램이 탑재됐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일반 도서뿐 아니라 신문, 잡지, 만화 등 다양한 전자책 콘텐츠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3. m-VoIP 등장에 통신사 침울, 사용자 환호
최근 m-VoIP(모바일 인터넷전화)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m-VoIP는 3G망을 이용해 음성을 디지털로 변환해 전송하는 인터넷 전화 기술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m-VoIP를 쓰면 음성통화 요금이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3G 데이터 요금이 부과된다. 이 m-VoIP는 일반 음성통화보다는 품질이 떨어지지만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각광받는 추세다.
문제는 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이 요금제를 이용하면 원칙적으로 m-VoIP가 무제한이다. 하지만 수익 손실을 우려한 통신사들은 최근까지 m-VoIP의 사용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통신사와 사용자들은 m-VoIP 사용 여부를 두고 첨예한 갈등을 빚었다.
결국 통신사들이 한 발 물러났다. 일부 요금제에서 m-VoIP를 일부 허용하기로 한 것. SKT는 지난 8월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와 함께 55,000원 요금제 이상 이용자에게 200MB에서 700MB까지 m-VoIP를 허용했다. 최근까지 사용불가를 고수하던 KT도 최근 들어 55,000원 요금제 이상 이용자에 한해 750MB에서 3,000MB까지 m-VoIP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참고로 m-VoIP 사용시 10분 통화에 약 5MB가 소모된다. 이로써 본격적인 m-VoIP 시대가 열리게 됐다.
여기에 1,500만 명이 휴대폰 약정에서 풀려 스마트폰 예비 사용자가 되는 내년부터는 m-VoIP 사용도 급격하게 늘 전망이다. 음성통화라는 캐시카우를 잃게 된 통신사들이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궁금해진다.
4. 당신의 몸이 곧 컨트롤러, 동작인식 게임 인기
‘복잡한 설명서도, 컨트롤러도 없다. 오직 필요한 건 당신의 몸 뿐’
최근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2010년 10대 전자기기’에서 MS(마이크로소프트)의 동작인식기기 ‘키넥트’가 9위에 올랐다. 아이패드, 갤럭시S 등 쟁쟁한 IT기기 가운데서 게임관련 기기로서는 키넥트가 유일하다. 출시 25일만에 전세계에서 250만 대의 판매량을 올린 키넥트의 가능성을 타임지가 높이 산 것이다.
키넥트는 MS의 가정용 게임기 Xbox360에 연결해 사용하는 동작인식기기다. 일반적으로 게임기에 사용하는 컨트롤러 대신 사용자의 동작에 따라 반응한다. 사용자가 손을 들면 게임 속 아바타가 손을 들고, 사용자가 점프하면 아바타도 같이 점프하는 식이다. 플레이 방식도 간단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우고 즐길 수 있어 가족용 게임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전에도 동작인식 게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8년 4월 국내에 출시된 닌텐도의 위(Wii)는 100만 대 가량의 판매량을 올리며 인기를 끌었다. 온라인게임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는 국내 비디오게임 시장에서는 주목할만한 성과다. 닌텐도 위가 국내에서 성공을 거두자 소니와 MS도 동작인식기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도 비디오게임이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었다. 올해 소니는 무브(Move)를 내놓았고, MS는 키넥트를 출시했다. 소니와 MS는 국내 최대 게임행사인 지스타2010에도 참여했다. 소니가 지스타에 참여한 것은 지난 2005년 이후 5년만이며, MS는 2년만이다.
업계에서는 일부 마니아들 위주였던 비디오게임 시장이 동작인식 게임을 통해 가족 엔터테인먼트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닌텐도, 소니, MS가 동작인식게임 3파전 구도를 형성하면서, 내년 비디오게임 시장은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5. 입소문 내주시면 싸게 드려요, 소셜 커머스 급성장
트위터를 비롯한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관련 비즈니스도 무섭게 떠오르고 있다. 그 중 가장 주목 받는 비즈니스가 바로 소셜 커머스다. 소셜 커머스는 SNS를 활용한 전자상거래를 뜻하는 말로, 흔히 하루에 한 가지 상품을 파격적인 할인 가격으로 한정판매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마감 시간 전까지 특정 인원이 모이지 않으면 거래가 취소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SNS를 통해 주변 사람들을 끌어 모으게 된다.
대표적인 소셜 커머스 업체로는 미국의 그루폰(groupon)을 들 수 있다. 그루폰의 올해 매출은 5억 달러(한화 약 5,750억 원)로 추정되며 내년 매출은 20억 달러(한화 약 2조 3,000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그루폰은 구글의 60억 달러(한화 약 7조 원) 인수 제안을 거절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티켓몬스터(www.ticketmonster.co.kr)와 위메이크프라이스 (www.wemakeprice.com)가 대표적인 소셜 커머스 업체로 꼽힌다. 티켓몬스터는 창업 6개월만인 지난 11월 매출 100억 원을 달성했으며, 6주가 지난 12월에는 매출 200억 원을 넘어서며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판매한 TNGT 의류 상품권은 약 2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업계 최고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위메이크프라이스도 설립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12월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며 티켓몬스터를 바짝 쫓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2,0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내년에는 소셜 커머스가 더욱 인기를 얻을 전망이다. 티켓몬스터의 신현성 대표는 “내년 매출 2,000억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6. PC에서 그래픽카드가 없어진다?
PC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들인 CPU와 GPU(그래픽카드)가 하나로 합쳐진 제품이 곧 나온다. 인텔은 내년 1월 5일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 CES2011에서 CPU와 GPU를 합친 차세대 칩 ‘샌디브릿지’를 발표한다. AMD 역시 둘을 통합한 프로세서 APU를 다음달 안에 출시한다.
이렇게 CPU와 GPU가 합쳐지면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먼저 PC내에서 차지하던 공간이 줄어들면서 휴대성을 강화할 수 있다. 이는 특히 노트북 분야에서 더욱 유리하다. 두 번째로 CPU와 GPU에 따로 전력을 공급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전체 소비전력이 낮아진다. 이로 인해 발열이 낮아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세 번째로 기존의 내장 그래픽 칩셋보다 더욱 향상된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인텔 샌디브릿지는 코어 i3과 i5에 탑재된 GMA HD보다 더 나은 그래픽 성능을 발휘하며, APU는 그보다 더 우수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CPU 분야에서 양대 산맥을 차지하고 있는 인텔과 AMD가 경쟁적으로 통합 프로세서를 내놓으면서, 관련 시장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이미 메인보드 업체들은 통합 프로세서에 맞는 보드 개발을 마친 상태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내년 샌디브릿지와 APU가 공식적으로 출시되면 PC 교체 수요가 급격하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7. 아듀, PC의 시대여
지난 21일, 스마트폰 제조사 팬택이 PC의 종말을 예언했다. 향후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PC의 역할을 대체하게 되고, 휴대성이 부족한 PC는 결국 도태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팬택은 “PC는 5년 안에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이를 ‘P의 법칙’이라고 부르겠다고 말했다.
PC가 정말 5년 안에 사라지게 될지는 단언할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점차 입지가 좁아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올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열풍이 불면서 주변에서 그 조짐을 조금씩 발견할 수 있다. 지난 7월 시장조사기관 트렌드모니터의 설문 결과 총 49.6%의 응답자가 “스마트폰은 컴퓨터”라고 답했다. 반면 “스마트폰은 전화기”라고 대답한 사람은 13.2%에 불과했다. 스마트폰의 방향성을 알 수 있는 결과다.
물론 아직까지 스마트 기기가 PC를 완전하게 대체할 수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위와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8명은 아직 휴대폰보다는 PC가 더 편리한 기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휴대성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는 PC가 하향일로를 걷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실제로 올해 노트북의 판매량이 데스크탑의 판매량을 추월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먼저 노트북이 덩치가 큰 데스크탑의 자리를 차지하고 나면, 다음은 태블릿 PC와 스마트폰이 노트북의 자리를 노릴지 모른다. 이제 PC의 시대는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8. 제 2의 디지털 혁명, 클라우드 컴퓨팅이 다가온다
이제 PC에 파일을 저장하는 시대는 갔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시대가 온다.
전세계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열풍이 거세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별도로 구입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접속해 필요한 만큼 사용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대표적인 클라우드 컴퓨팅으로는 구글 오피스(구글 문서도구)를 꼽을 수 있다. 구글 오피스는 웹브라우저를 기반으로 하는 사무용 애플리케이션으로, MS워드, 엑셀, PDF 등 각종 문서를 온라인에서 작성하고 저장할 수 있다.
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사용하면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고 업데이트할 필요가 없어져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저장 용량이나 문서의 손실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접속할 수 있는 단말기만 있으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작업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국내에서는 KT가 선두주자다. KT는 지난 4월 클라우드 추진본부를 만들고 가정용 서비스인 ‘유클라우드 홈’과 기업용 서비스인 ‘유클라우드 프로’를 내놓았다. 유클라우드 홈은 개인 PC에 있는 파일을 유선으로 자동 동기화해 저장한 후 PC 및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올해 안에 40만 가입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유클라우드 프로는 기업 내 업무 데이터 공유를 위한 서비스로, 올해까지 1,000여 개의 기업이 가입할 예정이다. SKT와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사들도 클라우드 컴퓨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3월, 정부는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총 1,6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2014년까지 세계 최고 클라우드 컴퓨팅 강국을 실현하겠다고 공언했다. 주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정부가 뒤에서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규모가 올해 9,610억 원에서 내년 1조 2,04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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