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설·내정설·공동수상…이게 최선입니까?

■ 말 많고 탈 많았던 지상파 3사 연기대상

고현정 토크쇼와 대상 빅딜설…SBS “억측”
MBC 공동수상 남발…KBS 대상 내정 의혹
“최선책은 방송 3사 통합시상식” 또 수면위

한 해의 성과를 정리하려다 오히려 논란만 키웠다. 지상파 방송사 연말 행사인 ‘2010년 연기대상’ 시상식이 행사 직후부터 공동수상 남발을 시작으로 ‘내정설’, ‘빅딜설’ 등 각종 소문에 휩싸였다.

SBS 연기대상의 유력한 대상 후보였던 이범수의 소속사는 1일 밤 보도자료를 통해 수상 결과에 불만을 제기했다. 이범수 측은 “예상을 빗나간 (대상 수상)결과이기 때문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시상 결과에 대해 후보 측이 수상자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문제를 제기한 건 무척 이례적이다. 이범수 소속사 측은 2일 밤 다시 보도자료를 내고 SBS 연기대상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은 소속사 직원의 우발적인 행동이라고 해명하고 해당직원을 해고하고 법적조치를 묻겠다고 뒤늦게 논란을 잠재우려 애썼다.

● ‘빅딜설’…SBS “대꾸할 가치도 없는 억측”

지난해 시청률 40%를 돌파한 ‘자이언트’는 2010년 SBS 드라마 가운데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자연 주인공 이범수는 유력한 대상 후보중 한 명으로 거론됐다. ‘대물’의 고현정 역시 강력한 대상 후보였다.

치열했던 두 스타 경합 결과 고현정이 대상을 받은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온 데는 이범수측의 문제 제기 전부터 방송가에 퍼진 이른바 ‘빅딜설’ 때문. SBS가 지난해부터 고현정이 진행을 맡은 토크쇼를 기획하고 있어 이를 위해 고현정에게 배려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SBS는 이런 ‘빅딜설’을 부인했다. SBS 드라마국 허웅 국장은 2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 통화에서 “말도 안되는 그런 소문에 대해서는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허 국장은 “수상 결과에 일일이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하면 세상 어떤 상이 그런 억측에서 자유롭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최우수상을 받은 사람은 대상이 아쉽고, 우수상은 최우수상이 아쉬운 게 당연하다. 이번 SBS 연기대상 결과는 엄격하고 공정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집안 잔치?” 공동수상 남발부터 내정설까지

MBC는 신인상부터 우수상, 최우수상, 대상까지 주요 시상 부문을 모두 공동 수상으로 채웠다. 특별기획·미니시리즈·연속극 등 드라마 종류 별로 상을 준 SBS, KBS와 비교해 장르를 통합한 탓에 공동수상자가 상대적으로 많았지만 대상까지 공동수상을 해 비난을 받았다.

특히 종영이 두 달이나 남은 현재 방송중인 드라마 주인공까지 상을 받아 ‘때 이른 수상’이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MBC는 공동수상을 비난하는 여론이 높자, “연말 시상식은 우리가 만들어 우리가 주는 집안잔치”라고 말해 시상식의 권위를 스스로 깎기도 했다.

또한 방송사마다 ‘방송사 공헌도’를 고려해 수상자를 미리 결정했다는 내정설도 등장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KBS가 12월31일 ‘추노’ 영화판을 긴급 편성했다는 것을 근거로 시상식 전 각종 게시판을 통해 “장혁이 대상을 받는다”는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연례 행사처럼 등장하는 연기대상 논란에 대해 SBS 드라마국 허웅 국장은 “상은 제한돼 있고 받을만한 사람은 많다 보니 다른 의견이 나오는 것”이라며 “방송사 연기대상 시상식 가지고 매년 말이 많은데, 공식적으로 전문기관에 의뢰해 공정하게 평가하는 방법을 통해 방송3사 통합해서 시상식을 주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