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야구 인프라 투자 적극적 日 지자체가 부러운 이유

입력 2011-0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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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일본 미야자키에서는 신인급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팀 전술능력 강화를 위해 교육리그가 열린다.

지난해도 일본 프로야구 1, 2군 12개 팀과 실업야구 1개 팀, 한국 프로야구 3개 팀(두산, 한화, LG) 등 총 16개 팀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미야자키에서 교육리그가 열린 것은 7년밖에 되지 않았다. 2003년까지는 오키나와와 시고쿠 2곳에서 진행됐다. 이때, 뿔뿔이 흩어져 효과가 반감되고 있는 교육리그를 미야자키로 합친 것이 바로 당시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 부시장이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시고쿠의 완강한 반대가 큰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부시장은 교육리그 유치를 위해 일본 각지에 있는 구단을 직접 찾아 일일이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미야자키 통합 교육리그다.

일본은 야구 인프라가 풍부한 곳이다. 무엇보다 지자체가 야구단 지원에 열성적이다. 실제 이시가키지마는 기존 미야코지마에서 진행하던 지바롯데의 스프링캠프 유치를 위해 섬 주민 전체가 앞장섰고, 2010년 전지훈련장으로 낙점됐다.

그러나 한국의 실정은 참담할 정도다. 광주시가 올해 광주구장 신축을 결정했지만 무려 30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서울시는 오히려 LG, 두산과 잠실구장 3년 임대계약을 체결한 뒤 2008년 34억원, 2009년 36억원, 2010년 38억원 식으로 매년 임대료를 인상하고 있다. 1년 임대료가 4억4000만원인 사직구장에 비해 무려 8배나 비싼 돈을 받고 있지만 매년 200만 명이 찾는 구장 시설개선에는 뒷전이다.

이 뿐만 아니다. 양 구단은 2012년 임대 재계약을 앞두고 벌써부터 임대료 인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나마 위안은 광주시가 나서자 새 구장 건립을 차일피일 미루던 대구시가 2014년 삼성과 합작해 새 구장을 짓겠다고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최근 1200억원을 들여 구장을 신축하고 엔씨소프트와 함께 9구단 창단을 발표한 창원시는 “구장 운영권도 구단에 넘기겠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본 모 구단의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는 부러울 따름”이라며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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