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Star] 류현진, 올핸 140km 슬라이더!…‘괴물의 진화’

입력 2011-0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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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 스포츠동아DB

한화 류현진. 스포츠동아DB

23경기 연속 QS·1점대 방어율…최고의 2010년
올시즌엔 2년연속 15승·2점대 방어율 소박한 꿈
팔꿈치 통증 사라졌지만, 개인타이틀은 욕심없다
체중 감량·슬라이더 보완…오직 팀 4강위해 GO!
한화 류현진이 국내에서 뛸 시간은 짧게 보면 앞으로 2년이다. 내년 시즌을 마치면 해외진출 자격이 생기고 일본이나 미국으로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 역사상 최고의 왼손투수로 성장하고 있는 류현진의 2010년은 대단했다.

2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라는 세계신기록을 세웠고 생애 처음 1점대 방어율을 기록했다. LG를 상대로 한경기 17개의 삼진을 잡아 이 부문 신기록도 수립했다. 토끼띠인 류현진은 올해 목표를 2년연속 15승과 2점대 방어율로 정했다.

개인타이틀 욕심보다는 팀의 꼴찌 탈출과 4강진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류현진은 현역 최고의 선발투수다. 팬들 사이에서는 그가 상위팀에 있었다면 20승도 충분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흘러 나온다.‘괴물’의 2011년이 기대된다. 그는 준비도 많이 했고 무엇보다 팔꿈치가 아프지 않다며 자신만만하다.


○15년연속 두자릿수 승리와 통산 200승

류현진은 데뷔후 5년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따내며 통산 78승을 올렸다. 데뷔 7년째가 되는 2012년 시즌에 통산 100승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의 꿈은 15년연속 두자릿수 승리와 통산 200승이다. 한국에서 100승을 하고 일본과 미국으로 가서 200승을 채우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15년연속 두자릿수 승리는 일본과 미국에서도 해마다 10승 이상을 할 수 있다는 그의 자신감이다.

류현진의 구위는 미국과 일본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큼 위력적이다.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공과 최고 수준의 서클체인지업, 그리고 리그 정상급의 커브와 슬라이더를 던진다. 타고난 투구 밸런스와 위기관리 능력이 있고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배짱도 리그 최고다. 15년연속 두자릿수 승리와 꿈의 200승! 류현진이기에 가능해 보인다.


○몸짱이 될 거예요

몸무게 얘기 앞에서는 천하의 류현진도 주춤한다. 류현진의 올해 목표 가운데‘몸짱 되기’가 있다. 괴물의 몸무게는 110kg이 넘는다. 몸무게를 105kg으로 줄이는 게 그의 중요한 목표다. “지난해 몸무게 때문에 힘들었던 적은 없었어요. 하지만 앞으로를 생각하면 줄여야 합니다.” 3일부터 훈련에 돌입한 류현진은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 식사조절에 다른 시즌과는 다른 세심한 계획을 짰다. 야식도 먹지 않기로 했다. ‘몸짱선언’을 한 류현진이 얼마나 날렵해질지 기대된다.


○슬라이더를 완벽하게 만든다

류현진이 던지는 구종은 직구와 서클체인지업,커브,슬라이더 4가지다. 지난해는 직구가 데뷔이후 최고의 위력을 보였다. 전매특허인 서클체인지업과 커브도 직구가 살아나면서 더욱 예리하게 움직였다. 류현진의 불만은 슬라이더다. “지난해 좋아지기는 했는데 아직 스피드와 궤도가 밋밋해요.” 최고시속 136km의 슬라이더를 140km까지 빠르게 던질 생각이다.

손목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컷패스트볼처럼 던져야 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류현진의 슬라이더는 공이 손끝에서 나올 때 직구와 다른 높이에서 움직인다. 정상급 타자들은 눈치챌 수도 있다. 슬라이더를 더 빠르게 던져서 타자로 하여금 직구와 똑같다는 착각을 하게 만들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미국과 일본에서 던질 경우 지금 슬라이더는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직구와 서클체인지업, 슬라이더가 같은 높이에서 변한다면 타자들은 정말 쳐내기 힘들다.


○“이런! 멍청한 놈”


류현진은 김인식 전 한화감독의 말을 늘 가슴속에 담아두고 있다. “에이스는 늘 의연해야 하고 어떤 상황이든 팀원들에게 믿음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류현진은 마운드에서 항상 자신감을 보인다. 위기 때도 흔들리지 않고 때로는 웃음도 보여준다. 누구보다 긍정적인 성격이지만 작년 자신에게 크게 화를 낸 적이 있다.

6월22일, 마산에서 열린 롯데전! 8회까지 2-0으로 앞서 완봉승을 눈앞에 뒀던 그가 9회 무사 1루에서 가르시아에게 동점홈런을 맞았다. 볼카운트 1-0에서 슬라이더를 던진 것이 높게 컨트롤 됐다. ‘이런 멍청한 놈!’한순간의 방심으로 팀승리를 날린 자신에게 화가 났다. 신인 때인 2006년 8월12일 잠실 LG전에서도 9회말 1사후 최길성에게 역전 끝내기홈런을 맞고 진 적이 있다. “다시는 9회에 홈런을 맞지 않을 겁니다. 더욱 집중해서 던질 거예요.”


○팔꿈치 다 나았어요

“귀태 형이 고맙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음이 정말 편하고 시원했어요.” 8월26일 목동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류현진은 7회 강귀태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4번째 실점을 했다. 한해 동안 이어온 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가 23경기에서 멈췄다. “팔꿈치가 아팠어요. 공을 세게 던질 수가 없었죠.

귀태형이 홈런 안쳤으면 다음 경기 또 부담을 갖고 던졌을텐데….” 9월2일 삼성전에서 5이닝을 던진 뒤 한대화 감독에게 “더 이상 던질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분한 휴식으로 팔꿈치 부상은 회복됐지만 아시안게임은 정말 힘들었다. “아프지는 않은데 훈련부족으로 직구 볼끝이 나오지 않더라구요. 대만과의 결승전은 정말 죽기살기로 던졌어요.”류현진은 지난해 좋은 피칭이 가능했던 이유를 최고의 몸상태 덕분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팔꿈치가 아프지 않았다는 것이다. 태어나서 어깨는 한번도 아파본 적이 없다. 팔꿈치만 괜찮으면 두려운 팀도 두려운 타자도 없다. 2006년 데뷔이후 류현진은 매년 평균 190이닝을 던졌고 각종 국제대회에 참가했다. 2008년과 2009년은 팔꿈치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던졌다는 게 그의 솔직한 이야기다. 3일 대전구장에서 만난 류현진은 표정이 무척 밝았다. “저 팔꿈치도 안아프고 몸이 정말 좋아요. 올해도 기대해 주세요.”


○한화가 4강에 갔으면 좋겠어요

류현진은 최고의 이닝이터다. 지난해 그는 25경기에서 나가 192.2이닝을 던졌다. 경기당 평균 7.2이닝을 던졌고 경기당 평균 114개를 던졌다. 류현진은 올해도 매경기 투구수 120개를 생각하며 마운드에 오르겠다고 한다. 30경기에 등판하는 것도 그의 목표다. “개인타이틀은 정말 욕심없어요. 남들은 힘들다고 하지만 열심히 던져서 팀이 4강에 가는 게 목표입니다.” 류현진이 등판하는 날 한화는 리그에서 최강팀이 된다. 올해는‘괴물’이 과연 어떤 감동을 안겨줄까. 그건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다 궁금해 하는 대목이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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