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형우
새벽★ 보며 진화한 스타…“연봉 3억까지 야구 올인”
삼성 최형우의 목표는 한 시즌 30홈런-100타점이다. 좌타자 중에서는 양준혁, 이승엽, 최희섭만 해냈던 경지. 올해 24홈런-97타점으로 데뷔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그는 마무리 훈련을 떠나면서 “2011년에는 진짜 야구 잘 할 것”이라는 각오를 남겼다. 스포츠동아DB삼성 최형우의 꿈은 30홈런-100타점이다. 프로야구 출범이후 좌타자 가운데 30홈런과 100타점을 기록한 선수는 양준혁과 이승엽, 최희섭(KIA) 셋 뿐이다. 올해 최형우는 24홈런과 97타점을 기록하며 생애 최고 성적을 올렸다. “모두가 인정하는 삼성의 4번타자가 되고 싶습니다. 30홈런과 100타점을 내년에 꼭 해낼 겁니다.”
최형우는 이상적인 스윙과 좋은 타이밍, 그리고 멋진 팔로스루를 갖고 있다. ‘노력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선수라는 점에서 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2일, 최형우는 일본 오키나와로 마무리훈련을 떠났다.“내년에 저,정말 야구 잘할 겁니다. 자신있습니다.”
○“진행아! 우리도 스타가 될 수 있을까?”
경찰청야구단의 취침점호는 오후 10시다. 2005년 말 삼성에서 방출돼 경찰청에 입대한 최형우는 남들처럼 밤 10시에 잠들지 못했다.
‘2년 동안 나는 뭔가를 해내야 한다. 제대할 때 다시 프로에 갈 수 있는 실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다짐 때문에 그 시각에 잠을 잔 기억이 없다. 자정을 넘겨 새벽 2시까지 스윙을 하는 게 하루 일과였다.
“경찰청 2년 동안 정말 열심히 했어요. 하루 하루를 소홀히 할 수가 없었습니다.”한화 최진행과 가장 많은 밤시간을 보냈다.“진행아! 우리도 저 하늘의 별처럼 스타가 될 수 있을까?” “남들보다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되겠죠. 형! 희망을 가집시다.”
밤이 새는 줄 모르고 스윙을 했다. 하루 스윙 1000개는 기본이었고 최진행과 함께 1500개 스윙을 한 적도 많았다. “진행이가 올해 홈런을 32개나 쳤어요. 옛날 생각나서 정말 마음이 찡했습니다.”
○부상도 실력이다
경찰청에 입대한 2006년부터 최형우의 성적은 계속 상승했다. 2007년 타율 0.391, 22홈런,76타점으로 2군에서 3관왕에 올랐고 2008년에는 19홈런, 71타점으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23홈런, 83타점을 기록했고 올해는 24홈런, 97타점으로 데뷔후 최고 성적을 냈다.
항상 아쉬운 것은 부상이다. 지난해는 옆구리 부상으로 한달을 쉬었고 올해도 가슴부상으로 2주 이상 결장했다. 8월에는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을 다쳤다. 박석민처럼 타격할 때 통증을 느낄 정도로 시즌 막판까지 최형우를 괴롭혔다.
은퇴한 양준혁은 시즌 도중 삼총사로 불리는 채태인, 박석민, 최형우를 함께 불러 여러번 강조했다. “이제는 너희가 팀의 리더다. 좀 더 강한 책임감을 가져라. 그리고 무조건 아프지 마라. 아픈 것도 실력이다.” 손가락 부상 때문에 최형우는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타격훈련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러닝과 수비훈련을 열심히 해서 체중을 5kg 정도 뺄 생각입니다. 내년에는 부상없이 전경기에 나가야죠.”
○내년 목표는 30홈런-100타점
“4번타자답게 내년에는 30홈런과 100타점을 꼭 해내고 싶습니다.” 최형우는 홈런타자다. 좋은 메카닉의 스윙과 완벽한 팔로스루는 양준혁도 극찬하는 최대 장점이다. 공을 때리는 순간 타구의 비거리를 만들어 내는 능력도 탁월하다.
5월12일, 잠실 두산전에서 최형우는 우측 외야석 가장 먼 곳을 때리는 비거리 130m의 대형홈런을 날렸다. 1m만 더 날아갔어도 왼손타자 최초로 잠실구장에서 장외홈런을 기록할 뻔 했다.
올해 배트를 좀 더 길고 무거운 것으로 바꾼 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무게를 870g에서 910g으로, 길이는 33.5인치에서 34인치를 선택했는데 잘 소화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최형우가 내년에 홈런 35개 정도는 칠 것이라고 했다. “3년 동안 형우가 1군에서 많은 경험을 했다. 내년에는 제대로 한번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치켜 세웠다.
○한국시리즈 1차전 5회 2사 만루
생애 처음 치른 한국시리즈에서 1승도 못하고 4연패를 당했다. “제가 한방만 쳤으면 저희가 우승했을 겁니다. 두고 두고 아쉽네요.”1차전 5회 삼성은 SK 선발 김광현을 무너뜨리고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계속된 2사만루 기회. 한방만 더 터져나왔다면 1차전은 물론 시리즈 전체의 흐름이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최형우는 스윙 한번 제대로 못하고 삼진을 당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너무 무기력했습니다. 다음에 같은 상황이 온다면 절대 놓치지 않을 겁니다.”
○연봉 3억원까지 한눈 팔지 않는다
최형우는 삼성의 강점을 커뮤니케이션이라고 꼽는다. 동갑인 조동찬, 안지만, 권혁과 특히 친하다. 팀과 개인의 미래에 대해서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고 자주 이야기 한다. 삼총사로 불리는 채태인, 박석민과는 다짐한 게 있다. “연봉 3억원을 받을 때까지는 오직 야구에만 전념한다”는 약속이다.
올해 셋은 부상으로 모두 고전했다. 박석민은 왼손 가운데 손가락과 팔꿈치통증으로, 채태인은 발목부상과 뇌진탕으로 힘든 시즌을 보냈다. 박석민은 시즌뒤 팔꿈치 수술을 했고 손가락도 수술할 예정이다. 채태인과 최형우는 마무리 훈련과 스프링캠프를 통해 최고의 몸상태를 만들 생각이다. 내년에 과연 삼총사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누가 먼저 연봉 3억원의 주인공이 될지 주목된다.
○도전! 외야 골든글러브
“저보고 가장 불안한 외야수라고 하데요. 그래도 제 목표는 골든글러브입니다.” 최형우는 걸음이 가장 느린 외야수다. 포수에서 외야로 전향한지 5년이 됐지만 아직 수비가 불안한 게 사실이다.
삼성 류중일 코치는 “걸음이 느리기 때문에 불안해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수비가 계속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최형우는 최근 5년 동안 파란만장한 시간을 보냈다. 2005년말 삼성에서 방출 당했고, 그해 12월 경찰청 야구단이 창단돼 야구를 계속하게 되는 행운을 잡았다. 경
찰청에서 최형우는 최선을 다했고 자신에게 야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았다. 삼성에 복귀해 2007년 보란듯 신인왕을 차지했고, 지금은 당당히 삼성의 4번타자가 됐다.
그는 지금도 경찰청에서 흘렸던 땀과 눈물을 잊지 않고 있다. 절박했던 그 순간 자신이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노력 때문이었다고 믿고 있다. 최형우는 재능과 열정을 모두 갖고 있다. 그는 2011년에 가장 기대되는 타자다.▶Who 최형우? ○생년월일=1983년 12월 16일 ○출신교=진북초∼전주동중∼전주고 ○키·몸무게=179cm·86kg(우투좌타) ○프로 데뷔=2002년 삼성 입단(2차 6번·전체 48순위) ○2010년 성적=121경기-타율 0.279-24홈런-97타점-71득점-4도루 ○2010년 연봉=1억3500만원스포츠동아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