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임창용.
야쿠르트의 수호신 임창용(35)이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를 다시 한번 불태우고 있다. 특히 불러주는 팀만 있다면 몸값도 상관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오키나와현 우라소에 시민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하고 있는 임창용은 “야쿠르트와 3년짜리 계약을 하면서 2년 후라도 내가 메이저리그에 간다면 언제든지 풀어준다는 조건을 넣었다. 한국에서 뛰던 시절에 못 이룬 꿈을 이루고 싶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부터 야쿠르트와 3년간 총액 15억엔(202억 원)에 계약했지만 미국 진출은 그의 의지에 달려 있는 셈이다.
그러나 2년 후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다. 그가 가고 싶다고 해도 가지 못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자칫 부진한 성적으로 메이저리그 팀의 관심을 받지 못할 수도 있고, 2시즌을 지나고 나면 38세여서 나이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그도 이에 대해 충분히 공감한다고 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시나리오도 생각하고 있다. 그는 “2년째에 내가 뜻하지 않게 부진하다든지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해도 3년 후에 도전하면 된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도 박찬호 선배도 서른여덟 살에 메이저리그에서 던졌는데, 나도 그 나이에 충분히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정말 즐기러 가고 싶다. 1년이 됐든, 2년이 됐든 미국야구는 어떤지 느끼고 싶고 배우고 싶다. 한국야구, 일본야구, 미국야구를 모두 경험한다면 나에게도 큰 재산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그는 “2년 후나 3년 후에 미국에 갈 때 좋은 조건이면 더 없이 좋겠지만, 큰돈을 주지 않더라도 불러주는 팀만 있으면 가겠다. 돈은 이미 먹고 살 만큼 벌었다. 미국에 갈 수만 있다면 돈은 전혀 상관없다”고 말했다.
임창용은 삼성 시절에 2차례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한 바 있다. 2002년 말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지만 65만 달러를 제의받는 바람에 삼성이 거부했고, 2005년 말에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1년간 계약금 포함 총액 140만 달러의 조건을 제시했지만 일이 성사되지 않았다.
그는 “어릴 때는 FA 제도가 없어 미국 진출은 꿈도 못 꿨는데, FA가 됐을 때는 기회가 있었지만 미국에 가지 못했다. 이젠 정말 미국야구를 한번 경험해보고 싶다”고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그리고는 “선수생활 마지막은 한국에서 하고 싶은데, 가능하면 고향팀 KIA에서 유니폼을 벗는 것이 마지막 꿈이다”고 덧붙였다.우라소에(일본 오키나와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