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심수창.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심수창은 독기를 품고 있다. 그는 “난 이제 연봉 3000만원짜리 투수다. 신인이나 마찬가지다. 0승투수가 할 말이 있겠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지난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까지만 해도 박종훈 감독의 가장 큰 기대를 받는 투수였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손가락에 문제가 발생했다. 시범경기 막판 물집이 잡혀 손으로 살갗을 뜯어내다가 그만 살까지 함께 뜯겨지고 만 것. 그러면서 시범경기까지 좋았던 밸런스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그러나 절망만 하고 있기에는 아직 나이가 젊다. 그는 “2006년 10승을 거뒀을 때 코치님이었던 최계훈 투수코치님이 다시 오셨다. 단번에 내 폼이 커져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시더라. 최 코치님의 지도 아래 당시의 간결했던 투구폼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닥까지 떨어졌으니 이젠 더 떨어질 데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훈련하고 있다. 이젠 1군에 살아남는 게 목표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0승투수’의 오명을 벗기 위한 심수창의 눈빛이 남다르다.이시가와(일본 오키나와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