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가족 시리즈 ① 박인영
예능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끈 이특누나 박인영.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박인영은 몸에 딱 붙는 레깅스 패션으로 '깝댄스'(과도한 동작으로 추는 엽기댄스)를 춰 친동생 '슈퍼주니어' 이특(28)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친누나가 후배가수 조권과 함께 오두방정 개다리 춤을 출 때마다 이특은 "누나 제발 하지마"라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동아일보 대중문화 웹진 O2와의 인터뷰를 위해 광화문 미디어센터 스튜디오를 찾은 박인영은 선입견과는 달리 깔끔한 아나운서 같은 외모였다.
"화면발이 안 사네요. 실물이 훨씬 나아요"라고 인사했더니, "에이, 아니에요. 저는 제 주제를 너무 잘 알아요"라고 웃음을 짓는다.
▶'강심장' 동생 이특 아니라 정보석 덕분에 출연
박인영은 알고 보니 중 3때부터 뉴질랜드에서 유학해, 대학에서 동양 언어까지 전공한 재원이었다. 배우가 되고자 한국으로 돌아왔으나, 스타 동생은 "누나 얼굴이 별로 예쁘지 않다"며 연기자 데뷔를 말렸다고. 2009년 60대 1의 오디션을 통해 연극 '뉴보잉보잉'의 주인공으로 발탁, 영화 '풍선'과 '여의도'에 연이어 캐스팅 됐으나 대중의 관심은 얻지 못했다.
그런 그가 결정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강심장'으로 2회 출연 덕분이다. 그것도 이 프로그램의 고정 출연진인 동생이 섭외한 게 아니고, 같은 소속사 연기자 정보석이 출연하는데 '끼워 팔기' 돼서다. '끼워팔기'는 연예 기획사에서 비중 있는 배우를 어떤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면서 신인을 같이 출연시키는 것을 말한다. 정보석을 원하는 '강심장'의 요구도 들어주고, 자사 신인 박인영도 홍보하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한 관행인 것.
- 방송에서 춘 '깝댄스'에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고 들었어요.
"'깝댄스'는 준비한 게 아니었어요. 조권 씨의 깝댄스를 보고 있었는데 제 안에 있는 '깝 본능'이 꿈틀거렸어요. 그냥 앉아서 예쁜 척 할 수 있었는데 솔직하게 방송하고 싶어서 강호동씨에게 '저도 하고 싶어요'라고 얘기한 거예요."
-뉴질랜드 '로봇 댄스'는 '깝댄스'에 비해 안 떴어요.
"사실, 로봇댄스도 안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개인기를 보여 달라고 하셔서 추게 되었어요. 방송에서 편집되긴 했지만 개인기로 줄넘기도 했는데 '2단 뛰기' 할 때 표정이 너무 심했나 봐요. 그거 하고 너무 망가진 모습 보여줬다며 매니저 오빠한테 한소리 들었어요."
SBS '강심장'에서 엽기댄스로 주목받은 박인영은 실제로는 상당히 얌전하고 교양있는 여성이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조권이 '깝댄스' 재대결 청해, 이승기는 악수하자고
- 강심장 '깝댄스' 방송 후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어때요?
"함께 나간 정보석 선배님께서 '네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라고 하시면서 무척 좋아하셨어요. 정보석 선배님은 방송 나가기 전에도 열심히 준비하라고 격려도 해주셨는데 칭찬해주시니까 기분이 좋더라고요. 조권 씨는 '다른 방송에서 깝댄스로 다시 대결하자'고 했어요. 이승기 씨는 '누님이 최고'라며 악수를 청하시더라고요."
-설 연휴 동안 재방송을 엄청나게 많이 했어요. 가족들도 이 얘기 저 얘기 했을 텐데요.
"가족 친지 분들은 엄청 놀랐는지 '얌전한 줄 알았는데, 깜짝 놀랐어', 'TV 보다가 손발이 오그라들었다'라고 하셨어요. 하긴 저도 제가 나오는 모습을 보고 너무 민망해서 집안을 뛰어다니고 '나 어떡해!'라고 소리치며 봤어요."
- 방송 이후에 벌어진 해프닝은 없었나요?
"설 연휴에 운동을 하러 피트니스 센터를 갔는데 마침 '강심장' 방송을 하는 거예요. 하필이면 제가 나오는 방송이었어요. 저는 '나 나오기 전에 얼른 하고 가야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운동을 하다보니 제가 나오는 거예요. 그런데 웃긴 건 저도 모르게 TV 쪽으로 시선이 가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옆으로 TV를 보고 있었는데 제 옆에 있던 아저씨도 TV를 보시다가 저를 보셨는지 계속 TV와 저를 번갈아 보셨어요. 그때는 이 상황을 어떻게 모면해야할지 몰라서 열심히 운동만 했죠."
- '깝댄스'를 추면 여배우로서 이미지에 타격이 있다는 생각은 안 했나요?
"제가 나이가 많잖아요. 이미지 타격이라고 생각을 안 했어요. 그리고 그 날 우리나라 축구 경기 결과가 안 좋아서 시청자분들이 기분이 안 좋으셨는데 채널을 돌리다 저를 보시고 많이 웃으셨다고 해요. 그래서 기분이 좋았어요. 전 예능에 욕심이 많은가 봐요."
- MBC Every1 '복불복쇼2' 속 코너 '그분이 오셨다'와 '레알 스쿨'에 출연 중인데요. 그 외에도 꼭 출연하고 싶은 예능프로그램이 있나요?
"SBS '영웅호걸'이나 MBC Everyday '무한걸스'요. 여성들이 많이 나오는 예능프로그램 한번 해보고 싶고요. KBS2 '드림팀'이나 SBS '런닝맨'도 해보고 싶어요. 태권도, 농구, 축구, 발레, 밸리댄스 등 워낙 종목 가리지 않고 운동을 좋아해서 쉬지 않고 뛸 수 있을 거 같아요."
예능으로 두각 나타낸 이특누나 박인영.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이특 누나 꼬리표 떼고 "해피 바이러스 전할 래"
- 정말 취미가 다양하네요. 이특 씨가 그랬잖아요. "공부하라고 뉴질랜드 유학 보내놨더니…."라고.
"흐흐. 유학할 때 혼자 지내다 보니 방과 후에 할 일이 없는 거예요. 유학생 자녀를 둔 분들은 아셔야 해요. 시간 많고 딱 탈선하기도 쉬워요. 저는 남는 시간에 운동을 주로 했어요. 연기도 배우고, 사실 딱히 오래 유학생활을 하려던 것은 아닌데, 어쩌다 대입 시험을 쳤더니 붙어 버려서 계속 대학까지 다니고 말았죠. 한국에 와서는 중앙대학교에서 연극학을 전공했어요."
- 포털 사이트에 1000명 규모의 팬 카페도 있더라고요.
"네, 연극배우 할 때부터 모인 친구들이에요. 지금도 연락을 계속 주고받고 잘 지내요. 요즘검색어에도 오르니까 '언니가 자랑스럽다'면서 어찌나 좋아해 주던지, 늘 고맙죠."
- 마지막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처음부터 끝까지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는 게 꿈입니다. '해피바이러스'같은 존재가 돼서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웃음을 전달하고 싶어요."
▲ [O2 인터뷰] 슈퍼주니어 이특누나 박인영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