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감독 김인식? 최동원?

“내게 최동원은 영웅, 김인식은 신화”
김택진대표, 창단감독 거론 2인 평가

엔씨소프트가 31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창단 승인서를 전달받고 프로야구 9번째 구단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엔씨소프트는 행사장에 ‘대한민국 프로야구의 아홉 번째 심장이 뛰기 시작합니다’라는 표어를 걸었다. 구단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엔씨소프트 창원 베이스볼 클럽’이 새겨진 점퍼를 입고 20여분간 단상에 서서 야구선수를 꿈꿨던 어린시절부터 인생의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야구가 큰 용기를 심어줬다는 소회를 털어놨다. 그리고 제9구단 창단과 함께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초대 감독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동안 엔씨소프트의 창단 감독으로는 연고지 창원·경남을 아우를 수 있는 이 지역 출신 야구인들 외에도 선수선발부터 구성, 그리고 팀의 색깔까지 새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검증된’ 명장들이 함께 거론돼왔다. 최근에는 올 시즌 후 계약이 종료되는 현역 감독의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김 대표는 야구의 추억과 새 구단의 나아가야 할 목표를 밝히며 감독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두 이름을 꺼냈다. 한 명은 최동원 전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감독관, 그리고 김인식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 감독이다.

김 대표는 “서울에 살았기 때문에 MBC 청룡의 팬이 되려고 했지만 홀로 한국시리즈에서 4승을 거둔 최동원 선수가 영웅이 됐고, 롯데를 사랑하는 팬이 됐다”고 추억했다. 이어 김인식 전 감독에 대해선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던 IMF 때 야구가 큰 용기를 줬다. 그리고 다시 야구로 심장이 뛰기 시작한 사건이 있었다. 베이징올림픽 우승과 월드베이스볼클래(WBC)이다. 독이 든 성배라고 했던 감독을 누가할까 굉장히 궁금했다. 김인식 감독의 준우승, 그 대회에서 보여준 모습이 제게는 히딩크 감독의 신화만큼이나 한국이 이뤄낸 신화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과거의 영웅 최동원을 초대 감독으로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직설적 질문이 나왔고 김 대표는 웃으며 “노코멘트라고 답해야할 것 같다. 선수단 구성에 대해서는 차후 절차를 거쳐 정하고 공식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창단 감독에 대해 “저희 구단만이 아니라 한국프로야구 전체를 생각해야 하고, 9구단이 뿌리내리고 9구단이 한국프로야구에서 역할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분이 감독님이 되셔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아직 구체적으로 창단 감독 인선작업을 시작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 대표의 발언에는 프로야구 역사를 빛낸 지역 프랜차이즈 스타와 창원을 넘어 국민적 사랑과 존경을 받는 지도자가 모두 의중에 있음을 보여준다.

이경호 기자 (트위터 @rushlkh)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