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균, 개그맨? 리포터? “8년차 배우”

입력 2011-04-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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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출신 뮤지컬배우 서동균이 처음으로 가족뮤지컬에 도전한다. 한국 코미디계의 거장 고 서영춘의 아들 서동균은 오남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한국판 ‘사운드오브뮤직’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개그맨 출신 뮤지컬배우 서동균이 처음으로 가족뮤지컬에 도전한다. 한국 코미디계의 거장 고 서영춘의 아들 서동균은 오남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한국판 ‘사운드오브뮤직’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 뮤지컬 ‘강치대왕의 쿠키상자’ 서동균
일제 남획에 멸종된 독도 ‘강치’
안타까운 마음에 제작에도 동참

개그로 시작해 뮤지컬 벌써 8편
내가족의 ‘사운드 오브 뮤직’ 구상


이 사람을 뭐라 불러야 할까. 개그맨? 드라마 연기자? 예능 프로그램 리포터?

서동균(40). 현직을 기준으로 한다면 그는 뮤지컬배우이다. 2004년 ‘아가씨와 건달들’로 데뷔해 지금까지 여덟 편 정도의 뮤지컬 작품에 출연했다.

그래도 ‘서동균’하면 개그맨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더 많다. 1997년 KBS 13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친누나인 개그우먼 서현선과 개그 오누이로 사랑받았다. 한국 코미디계의 거장 고 서영춘이 아버지이다.

개그맨으로 출발해 뮤지컬배우로 성공한 사례로는 정성화가 있다. 서동균은 왜 뮤지컬을 선택했을까.

“개그맨을 하다 좀 더 다양한 일을 해보고 싶어 연기, 리포터를 시작했죠. 그러다 가깝게 지내는 한 뮤지컬배우가 ‘아가씨와 건달들’의 ‘존슨’이란 역할을 추천해줬어요. 감초역할이었죠.”

연출자가 서동균에게 “너, 딱 한 달만 해보고, 안 되면 나가라”라고 엄포를 놨다. 한 달을 연습실에서 껌처럼 붙어살았다. 악명 높은 ‘텐 투 텐(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연습도 모자라 새벽 2시까지 연습을 했다. 최종 리허설 때 연출자의 입에서 “한 번 가보자”라는 말이 나왔다.

‘아가씨와 건달들’, ‘사랑은 비를 타고’, ‘와이키키 브라더스’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뮤지컬에 주로 출연했던 서동균은 이번에 처음으로 가족뮤지컬에 도전한다. 제목이 재미있다. ‘강치대왕의 쿠키상자’.(4월22일∼5월8일 서울 청파동 숙명아트센터 씨어터S)

주인공은 바다사자의 일종인 ‘강치’란 동물이다. 독도 주변 동해바다에 사는 강치와 세계의 멸종·희귀동물들이 등장해 독도 이야기를 생생하게 풀어간다.

“독도는 한때 강치의 최대 번식지 중 하나였다고 해요. 그런데 일제 강점기에 강치의 가죽을 얻으려는 일본의 남획으로 급격히 수가 줄어들다 결국 멸종됐죠.”

강치 얘기가 나오자 서동균의 말이 빨라졌다. 안타까움과 분노가 묻어났다. 그는 이 작품에 배우뿐만 아니라 제작자로도 참여한다. 몸의 절반은 노새, 절반은 가방인 할아버지 마법사 ‘빈센트’ 역을 맡았다.

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빼놓을 수 없겠다. 구봉서, 배삼룡과 함께 한국 최고의 코미디언으로 인기를 모았던 고 서영춘은 자녀들에게 어떤 아버지였을까.

서동균은 “완고하셨던 분”이라고 했다. 서영춘은 슬하에 오남매를 두었고, 서동균은 막내이다.

“매주 일요일 아침이면 아버지가 새마을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대청소를 시키셨습니다. 그리고 우리 집도 남들처럼 가훈이 있었는데요, 오남매한테 각자 따로따로 가훈을 주셨어요. 맞춤형 가훈이라고 해야 하나.”

가훈은 ‘서로 돕자’, ‘질서있는 생활을 하자’, ‘공부를 열심히 하자’와 같은 평범한 내용이었다. 서동균에게 주어진 가훈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자’. 오남매는 매일 아침마다 아버지 앞에서 선서를 하듯 각자의 가훈을 외쳐야 학교에 갈 수 있었다.

“우리 가족이 살았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국판 ‘사운드오브뮤직’같은 가족 뮤지컬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이미 직접 틈틈이 대본을 쓰고 있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흐흐”

양형모 기자 (트위터 @ranbi361)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트위터 @k1isonecut)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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