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조 혼성그룹 ‘클로버’. 그룹 이름은 행운을 가져다주는 세 잎 클로버와 ‘클래식 오버 더 베이직’이란 뜻을 담았다. 왼쪽부터 타이푼 길미 은지원.
은지원이 그룹으로 활동하는 것은 그가 리더였던 젝스키스가 해체된 후 11년 만이다. 오랜 세월 혼자 활동하던 그가 보컬 실력이 뛰어난 길미, 친구이자 래퍼인 타이푼과 뜻을 모아 혼성 3인조 그룹 클로버를 결성했다.
“각자 음악색 합쳐보자” 의기투합
내년 세명의 나이 합치면 100세
단발성 그룹 NO! ‘고령돌’ GO!
사실 세 사람은 같은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는 사이다. 길미가 앨범을 발표할 때 은지원이 피처링으로 참여했고, 타이푼은 은지원의 노래에 피처링을 해주는 등 그동안 상대의 음악활동에 서로 상부상조했다. 그러다 “서로 가끔씩 도와주는 것 말고 다같이 모여 제대로 한번 음악을 만들어보자”는 은지원의 제의로 클로버가 탄생하게 됐다.
“3년 전부터 계획했던 거예요. 좋아하는 음악 색깔이 달라서 같이 모이면 다양한 음악을 할 수 있을 것 같았죠. 또 솔로 활동을 오래 하다보니 힙합 음악의 한계가 오더라고요. 래퍼라서 보컬 없이 혼자 음악을 채우는 것도 힘들고 지루하더라고요.”(은지원)
클로버란 팀 이름은 은지원의 아이디어다. “길미와 타이푼의 키가 고만고만해요. 저도 큰 키가 아닌데 함께 다니면 제 머리만 쑥 나오더라고요. 그 모습이 마치 세 잎 클로버 같았어요.”
하지만 두 동료는 팀 이름에 대한 은지원의 장난스런 설명을 이내 정색을 하며 부인했다. “행운을 가져다주는 세 잎 클로버란 의미도 있지만 원래는 ‘클래식 오버 더 베이직(Classic Over The Basic)’을 줄인 것이에요. 기본을 넘은 음악을 하자는 뜻이에요. 시간이 오래 흐른 뒤에 저희 음악이 클래식이 됐으면 좋겠고요.”(타이푼)
은지원과 타이푼은 서른세 살 동갑내기다. 스물여덟 살인 길미는 ‘오빠들’과 세대 차이를 느낄 만도 한데 그렇지 않단다.
“초등학교 때 즐겨듣던 노래가 당시 오빠들도 좋아했던 곡들이더라고요. 제가 또래에 비해 음악 취향이 달라서 고민을 좀 했는데, 열성적으로 찾아들었던 노래를 다함께 좋아한 음악이라는 공통점을 발견하니까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길미)
그래도 은지원과 타이푼은 자신들 때문에 팀의 연령대가 높아져서 길미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요즘 데뷔하는 그룹은 평균 나이가 스무 살도 안 되더라고요. 그들과 비교하면 우리는 완전히 노령이죠. 하하하. 지금 활동하는 가수들 가운데 저희가 가장 나이가 많대요.”(타이푼)
비록 그들의 표현처럼 ‘고령돌’이지만 이들의 목표는 올해의 신인상을 타는 것이다. “내년에 세 명의 나이를 합치면 100세가 되더라고요. 그전에 최고령 신인상을 받고 싶어요. 우리를 두고 단순히 화제를 모으거나 단발성으로 끝나는 프로젝트 그룹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는데 각자 솔로 활동을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앞으로 그룹을 중심으로 활동할 거예요.”(은지원)
사진제공|GYM엔터테인먼트.
이정연 기자 (트위터 @mangoostar)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