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편 두산 마운드 “김선우 덕이요”

입력 2011-04-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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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스포츠동아DB

토종에이스 부활에 계투진도 숨통
두산 김선우(34)가 지난 주말 대구 삼성전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단순한 1승이 아니다. 용병 더스틴 니퍼트를 제외하고 선발진 전원이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뭄에 단비’와 같은 승리였다.

투구내용도 좋았다. 7이닝 동안 5안타 9탈삼진 2사사구 2실점. 특히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과부하에 걸린 계투진을 쉬게 했다는 점은 칭찬받을 만하다. 개막 13경기(7승1무5패)에서 두산이 기록한 선발승은 5승이다.

그 중 3승은 니퍼트가 올린 승수다. 하지만 니퍼트도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는 13일 사직 롯데전(7이닝 1자책) 한 번밖에 없다. 김경문 감독이 장기레이스를 고려해 시즌 초반 투구수를 조절해준 까닭이다. 계투에 자연스럽게 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

김선우도 시작이 매끄럽지 못했다. 5일 목동 넥센전에서 5이닝 3실점(1자책)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고, 2번째 등판(잠실 KIA전)에서도 실책이 겹치면서 6실점(4자책)하고 말았다.

그러나 윤석환 투수코치는 “김선우의 투구밸런스가 나쁜 게 아니다.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라고 우려를 불식했다. 김경문 감독도 “선우가 비록 패전을 기록했지만 6이닝을 책임져줬다는 게 더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선우는 세 번째 등판에서 코칭스태프의 믿음에 보답하는 호투를 펼쳤다. 비록 서스펜디드게임이 선언되면서 다음날 승리가 결정되는, 어려운 과정을 거쳤지만 토종에이스의 부활을 널리 알리는 경기였다.

그러나 그는 “다음 경기는 좀 더 쉽게 이기겠다”는 이색소감을 전했다. 삼성전에서도 최형우에게 동점 2점홈런을 허용하는 등 위태롭게 경기를 풀어간 만큼 다음에는 확실한 투구를 보이겠다는 뜻이었다. 다시 말해 ‘에이스’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강한 투수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였다.

홍재현 기자 (트위터 @hong927)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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