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무조건 모자벗고 인사”…美 “고의사구도 있는데 사과는

입력 2011-05-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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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구 그 후…용병선수·코치가 본 한미일 차이
국내 프로야구 파워엘리트 50명에 대한 설문 결과, 사구를 던진 투수는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미안하다는 의사표시를 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 그렇다면 일본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는 어떨까.

일본인인 삼성 오치아이 투수코치는 “일본에서는 기본적으로 어떤 사구든 간에 일단 타자를 맞히면 모자를 벗어 인사하는 게 예의라고 배운다. 어쨌든 투수가 빠른 공으로 타자를 맞힌다는 것은 선수 생명에 지장을 줄 수도 있는 위험한 일 아닌가. 사구 자체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예의를 갖추는 게 습관화돼 있다”고 밝혔다.

투수가 타자를 향해 공을 던지는 일 자체가 아무래도 타자가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도 곁들였다. 오치아이 코치는 “일본에서는 오히려 상대 선수를 맞히고도 모자를 벗는 것과 같은 유감의 제스처를 취하지 않으면 논란이 된다”고 설명하며 “투수가 사과하면 타자도 헬멧을 벗고 괜찮다는 의사를 표현하곤 한다”고 덧붙였다.

2007년 보스턴 레드삭스와 2010년 지바롯데에서 우승을 경험하는 등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서 모두 뛰었던 미국 국적의 롯데 용병 투수 코리는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배워왔기 때문에, 투수 입장에서는 전혀 사과할 이유가 없다. 물론 타자도 사과를 바라지 않는다”면서 “개인적으로 봤을 때 한국보다도 일본이 더 투수가 사과하는 정도가 높다고 본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 타자들은 배터스박스에서 스파이크로 심하게 땅을 파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미국에서 그렇게 하면 대부분의 투수들은 ‘얼마나 세게 볼을 때리기 위해 그렇게 하는가’라고 불쾌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때론 보복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코리는 또 “타자들이 일부러 맞으려 하거나, 소극적으로 볼을 피하려 할 때도 투수 입장에서는 ‘한번 맞아봐라’고 행동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LG 리즈는 “한국에 온 뒤 투수가 모자를 벗고 인사 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개인적으로 인사를 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지만, 한국 야구의 문화라는 얘기를 듣고 이해할 수 있었다. 홈 충돌을 해야할 때 주자가 포수를 피해 슬라이딩하는 모습도 왜 저렇게 하는가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김도헌 기자 (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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