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람, 위기때면 나타나는 ‘SK 119’

입력 2011-05-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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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불펜의 핵 정우람이 18일 문학 롯데전에서 절체 절명의 순간 또 한번 팀 승리를 지켜내며 든든한 허리역할을 했다. 역대 최소경기·최연소 100홀드. 정우람은 ‘불펜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박화용 기자 (트위터 @seven7sola) inphoto@donga.com

SK 불펜의 핵 정우람이 18일 문학 롯데전에서 절체 절명의 순간 또 한번 팀 승리를 지켜내며 든든한 허리역할을 했다. 역대 최소경기·최연소 100홀드. 정우람은 ‘불펜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박화용 기자 (트위터 @seven7sola) inphoto@donga.com 

최연소·최소경기 100홀드

만루 위기서 또 호출…급한 불 꺼
최다 홀드 3경기 남아 ‘떼논 당상’
“모든 경기 최선…팀 승리 기쁘다”
SK는 18일까지 35경기를 치르는 동안, 완투 완봉이 단 1경기도 없다. 최소한 제1선발 글로버는 완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거의 노히트노런 이상이 아닌 한, 8회 이후부터는 언제라도 바뀔 수 있는 팀이 SK다. 이를 두고 SK 관계자는 말한다. “매일 나올 수 있는 ‘불펜 류현진’이 있는데 굳이 완투시킬 필요가 있겠는가?” 여기서 ‘불펜 류현진’은 좌완 정우람(26)이다. 아마 지구에서 가장 많이 등판하는 투수이자 그러면서도 거의 언제나 막아내는 투수가 정우람이다.

전병두 이승호 정대현 등을 보유한 환상적인 SK 불펜이지만 베스트 오브 베스트는 정우람이다. 9회 마무리보다 더 힘든 막판 최대 위기 상황에서 호출되는 진짜 소방수다.

개인 통산 100번째 홀드를 달성한 18일 롯데전은 그 압축판이었다. 3-0으로 앞선 SK는 7회초 1사 1루에서 호투하던 선발 글로버를 내리고 전병두를 올렸다. 그러나 전병두는 연속타자 볼넷을 내주고 강판됐다. 한방이면 흐름이 바뀌는 만루 위기, 이런 긴급 상황에서 SK벤치의 선택은 ‘전가의 보도’ 정우람이었다.

SK가 낼 수 있는 최상의 카드 정우람은 첫 타자 전준우에게 빗맞은 우익수쪽 적시타를 맞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다음 타자 박종윤을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잡아서 3-2까지 쫓겼지만 후속 손아섭을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고 어려운 위기를 쉽게 막는 솜씨를 발휘했다.

이어 등판한 마무리 정대현은 2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에 성공했다. 평소라면 승리투수 글로버와 정대현이 빛났겠지만 이날만큼은 정우람이 더 화려했다. 최연소이자 최소경기 100홀드가 완성된 날이기 때문이다. 2004년 경남상고를 졸업하고 SK에 입단한 정우람은 2005년 13홀드를 시작으로 2008년 홀드왕을 차지한 바 있다. 2008년부터 3년 연속 60경기 이상 등판을 해내고 있다.

역대 100홀드를 기록한 투수는 이전에 류택현(전 LG) 1명밖에 없었다. 류택현은 2009년 7월5일 777경기 만에 100홀드에 도달했다. 당시 나이는 37세8개월13일이었다. 그러나 정우람은 430경기, 25세11개월17일만에 100홀드를 정복했다. 역대 1위 류택현의 통산 홀드수가 103개이기에 단독 1위도 시간문제다.

정우람은 “팀이 이겨 기쁘다. 1경기 1경기가 다 소중했다. 팀 동료들의 도움 덕분에 가능한 결과다. 기록에 신경 쓰지 않고 컨디션이 좋든 나쁘든 게임에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계속 나타날 것이다”고 소감을 말했다. 정우람은 처음으로 TV 히어로 인터뷰도 했다. 하고 싶은 말을 질문받자 “불펜투수도 각광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트위터@matsri21)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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