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2018] 이기러 왔다…밴쿠버 3총사 더반 결의

입력 2011-07-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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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모태범·이승훈 인터뷰
“올림픽 유치는 우리 어릴적 꿈
2전3기 평창, 이번엔 다를 것

동계스포츠 인프라 개선 새 희망

2018년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땐
몸관리 잘해 다시 한번 금 도전”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을 통해 한국스피드스케이팅의 저력을 보여준 빙속 3총사 이상화, 모태범, 이승훈. 이들에게는 평창에서 반드시 동계올림픽이 열려야하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형식적인 바람이 아니다. 한국에서 동계스포츠 선수로 살아가는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아서다.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리는 IOC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현지에 머물고 있는 이들은 4일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는 상상만으로도 기쁘다”며 “그동안 번번이 역전패를 당해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평창이 대반전의 드라마를 썼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

이상화는 “어릴 때 ‘동계올림픽이 우리나라에서 열린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며 “한국에 있는 동계스포츠 선수들이 워낙 열악한 환경에서 연습을 하다보니 올림픽이 열리면 좀 더 나은 곳에서 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에는 빙속 선수들이 훈련하고 경기를 할 수 있는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피겨선수들은 전용 훈련장이 없어 쇼트트랙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경우가 부지기수고, 스피드스케이팅도 제대로 훈련할 수 있는 곳은 태릉빙상장이 유일하다. 그러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모태범은 “태릉도 난방을 틀어주지 않아 훈련을 하다보면 몸이 꽁꽁 얼어붙는다”고 귀띔했고, 이상화는 “태릉에서 만약 외국인선수와 맞붙는다면 한국선수들이 모두 이길 것”이라는 뼈있는 농담으로 선수들이 처한 현실을 전했다. 이승훈도 “국가대표 선수들은 그나마 해외로 전지훈련을 갈 수 있지만 일반 선수들은 같은 시간, 같은 곳에서 모두 모여 훈련을 하기 때문에 1년에 한두 명은 꼭 큰 부상을 당한다”고 설명했다.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아이스하키장 외에도 루지, 봅슬레이, 스키점프,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등 비인기종목의 경기장이 생긴다. 이들이 거는 희망이 바로 올림픽 개최에 따른 동계스포츠 인프라 확충인 것이다.

빙속 3총사는 한국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목에 거는 짜릿한 상상도 하고 있다. 모태범은 “우리나라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밴쿠버 때와는 비교도 안 되게 영광스러울 것 같다”고 했고, 이승훈도 “지난번 동계올림픽 개최지 발표를 안현수 형과 생방송으로 지켜봤는데 아깝게 떨어져 얼마나 속상했는지 모른다. 이번에는 평창이 꼭 이기길 바란다. 나도 그때까지 몸 관리를 잘 하고 기량을 잘 유지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더반(남아프리카공화국) | 홍재현 기자 (트위터 @hong927)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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