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복구 맡겼더니 피해지역에 “똑바로 해” 막말만… 日 부흥상 취임 8일만에 사퇴

입력 2011-07-06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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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피해복구를 전담하는 부흥상(복구업무담당 장관·사진)이 피해지역에서 막말을 퍼붓다 취임 8일 만에 사퇴했다. 부흥상은 대지진 때문에 신설된 장관직이다. 가뜩이나 궁지에 몰려 있는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최대 국가 현안인 피해복구 책임자에 자격 미달 인물을 임명했다는 비난을 받으며 더욱 곤경에 빠졌다.

마쓰모토 류(松本龍·60) 부흥상은 3일 피해지역인 이와테(巖手) 현을 방문한 자리에서 “(복구를 위한) 지혜를 내지 않는 놈은 도와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야기(宮城) 현을 찾은 그는 무라이 요시히로(村井嘉浩·51) 지사가 1분쯤 뒤에 접견장에 들어오자 시종 반말로 “손님이 오면 자신부터 들어온 뒤에 손님을 불러라. 알겠나. 장유유서를 알고 있는 자위대라면 그렇게 하잖아. 확실히 해”라고 폭언했다. 무라이 지사는 자위대 출신이다. 그는 주민의 생계가 걸린 어업대책에 대해서도 “자치단체가 합의를 하지 않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안 해줘. 똑바로 해”라고 말했다.

이 장면이 TV를 통해 거듭 방영되자 일본 전역의 여론이 들끓었다. 이재민들은 “정부가 해준 게 뭐 있다고 막말을 하느냐. 우리를 모욕한 부흥상은 즉각 물러나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5일 사퇴했고 후임엔 히라노 다쓰오(平野達男) 부흥담당 차관이 기용됐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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