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윤석민. 스포츠동아DB.
미리보는 KS…1·2위 KIA-삼성의 맞대결 현장
“선발 강하다”…경기전 양팀 미묘한 신경전윤석민, 1안타·11K…맞상대 차우찬 압도
투런포 이범호, 킬러 대결서도 최형우 제압‘미리 보는 한국시리즈’, 1위 자리가 걸린 ‘빅뱅’. 게임차 없이 1·2위 달리던 삼성과 KIA가 15일 대구에서 맞붙었다. 치열할 수밖에 없었던 일전답게 3연전 첫판부터 양팀은 사력을 다했다. ‘소문난 잔치’에 걸맞게 대구구장도 오후 7시40분 시즌 11번째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KIA 윤석민-삼성 차우찬의 에이스 맞대결, KIA 이범호-삼성 최형우의 킬러 맞대결, 사령탑간 지략싸움과 은근한 신경전도 빠지지 않았다. 무더위 못지않게 뜨거웠던 1·2위 맞대결을 쫓아가봤다.
○‘반짝’으로 끝난 신경전
역시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것일까. 경기전 삼성 류중일 감독은 주저 없이 KIA 선발진을 ‘리그 최강’으로 치켜세웠다. 특히 윤석민(사진)에 대해선 “직구도 150km, 변화구도 140km인데 어떻게 쳐”라며 혀를 내둘렀다. KIA 조범현 감독도 13일 만에 선발 등판하는 차우찬에 대해 “충분히 쉬었으니 우리 타자들이 꼼짝 못할 것”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어 6월 이후 삼성 선발진이 다소 부진한 데 대해서도 “불펜이 좋아 선발이 여차하면 바로 불펜을 쓰다보니 그런 것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 선발진과 불펜을 포함한 삼성의 마운드는 막강하다는 얘기에 다름 아니었다. 이처럼 서로를 의식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던 가벼운 신경전은 3회말 류 감독의 직접적인 문제 제기로 잠시나마 표면화됐다. 류 감독은 ‘윤석민이 투구판을 제대로 밟고 투구하지 않는 것 같다’며 추평호 주심과 함께 직접 마운드까지 점검했다.
○에이스의 힘에서 엇갈린 희비
류중일 감독은 경기 전 “우리 타자들이 윤석민에게 볼을 많이 던지게끔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승 공동 1위, 방어율 2위를 달리던 윤석민을 공략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우려와 동시에 삼성에게는 강점인 반면 KIA에게는 약점인 불펜싸움으로 경기를 끌고 가고픈 의도가 함께 담겨있는 발언이었다. 그러나 윤석민은 6회 선두타자 이영욱에게 볼넷, 7회 선두타자(대타) 강봉규에게 중전안타를 내줄 때까지 각각 퍼펙트, 노히트 게임을 진행 중일 정도로 역투를 거듭했고 투구수 역시 류 감독의 바람과는 달리 6회까지 81개에 그칠 만큼 효과적으로 관리했다. 결국 9회까지 삼진을 무려 11개나 잡아내며 1볼넷 1안타 완봉승(통산 40번째)을 달성했다. 투구수는 128개. 반면 차우찬은 3회 1안타 1볼넷으로 1실점, 4회 2루타 두 방으로 1실점한 데 이어 5회 이범호에게 결정적인 2점홈런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킬러 대결마저 압도한 KIA
양팀 선수단도 경기전 미팅을 통해 ‘평상시대로 하자’고 다짐하고 결전에 임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평상시 플레이를 한 쪽은 KIA였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KIA가 우세를 보였다. 특히 저격수간 맞대결에서 KIA가 삼성에 결정타를 날리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결승타 10개(2위)를 날렸던 이범호는 차우찬에게도 5타수 2안타 1홈런으로 KIA 타자 중 가장 강했는데 이날 3회 1사 2·3루서 의도적인 밀어치기로 2루 땅볼을 쳐 선제 타점을 올렸고, 2-0으로 앞선 5회 1사 1루서는 볼카운트 1-2서 차우찬의 4구째 바깥쪽 높은 슬라이더(시속 129km)를 잡아당겨 좌월2점홈런을 터뜨렸다. 윤석민에게 10타수 6안타 1홈런으로 천적이었던 결승타 1위(12개) 최형우는 이날은 3타수 무안타로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대구 | 정재우 기자 (트위터 @jace2020)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