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양 보며 골든 스퍼트…‘스피드 朴’ 양쪽호흡 빛났다

입력 2011-07-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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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역영의 특급비밀

350m서 호흡바꿔 상대방 파악
2번 양쪽호흡…레이스 큰 도움

폐활량 7000cc까지 완벽 회복
막판스퍼트 에너지효율 좋아져
마이클 볼 코치는 박태환(22·단국대)과 2000·2004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를 2연패한 ‘전설’ 이언 소프(호주)의 영법을 비교한 적이 있다. “박태환은 부력과 스트로크가 좋다. 체력이 소진된 상황에서도 영법이 좌우로 흔들리지 않는다. 소프는 스트로크 시 물을 잡는 느낌이 좋다. 어느 선수의 기술이 낫다고 말할 수 없다.” 전설적 선수와 비교될 정도로 뛰어난 박태환의 기술은 24일 레이스에서도 빛을 발했다.


○이번에도 빛난 2번의 양쪽 호흡

보통 자유형 선수들은 일정한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다. 실제로 쑨양(중국) 같은 정상급 선수도 광저우아시안게임 당시 오른 호흡만 사용했다. 박태환 역시 왼 호흡을 편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오른 호흡도 쓸 수 있다. 볼 코치는 레이스 운영의 장점 중 하나로 “양쪽 호흡을 다 쓸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양 호흡을 하면 자신의 좌우 레인을 모두 살필 수 있다.

24일 금빛 레이스에서도 광저우아시안게임처럼 박태환의 양 호흡이 빛났다. 박태환은 1번 레인에 있었기 때문에 스타트 블록 쪽으로 향할 때는 왼 호흡을 하면, 상대 선수들을 아예 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박태환은 250m까진 왼 호흡만 썼다. 상대를 의식하기보다는 자기 레이스만 한 것이다.

하지만 250∼300m, 350∼400m에선 오른 호흡으로 경쟁자들을 바라보며 레이스를 펼쳤다. 250∼300m는 200m까지 4위로 쳐졌던 박태환이 1위를 탈환한 구간이다. 박태환은 “그래도 2∼3레인 정도밖에 잘 안 보이더라”며 웃었다. “(왜 그 때 오른 호흡을 했는지) 수수께끼”라고 할 정도였지만 동메달을 딴 파울 비더만(독일·3레인)과 은메달을 딴 쑨양(중국·4레인) 등 주요 경쟁자들의 움직임은 모두 파악한 것이다.



○좌우 밸런스 향상과 폐활량 회복

박태환의 근력은 왼쪽 어깨부터 오른쪽 허벅지 라인 쪽이 반대쪽보다 상대적으로 약했다. 자연스럽게 오른쪽 어깨의 근력을 더 많이 쓰게 된다. 이렇게 되면 부상위험이 높아질뿐더러 완벽한 직선형태의 레이스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 그러나 전담팀에 따르면 최근에는 좌우근력의 밸런스가 많이 향상됐다. 박태환의 폐활량은 2008년 3월 6930cc로 일반인의 2배였다. 몸에 튜브를 다는 것처럼, 폐에 더 많은 공기를 채울수록 부력이 더 좋아진다.

하지만 박태환의 폐활량은 2009년 8월에는 6700cc, 2010년 4월에는 6570cc로 하락세였다. 부력이 감소하면 몸을 띄우는데 인체가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기 때문에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행히 폐활량은 2010년부터 회복세를 보였고, 전담팀은 이번 대회 직전 “마지막 테스트(2월) 결과 7000cc까지 나왔다”고 밝혔다. 좌우 밸런스 향상과 폐활량 회복은 볼이 박태환의 능력 중 높게 평가하는 “에너지효율”을 업그레이드시켰다. 300m 이후 스피드를 올릴 수 있었던 것도 에너지 효율과 관련이 깊다.

상하이(중국) | 전영희 기자 (트위터@setupman11)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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