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결혼을 생각했던 남자가 있었다는 제이는 “나이 때문에 남자를 빨리 만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남자를 만날 시간도 없지만 언젠가 신이 주시는 좋은 인연이 있으리라 믿는다”고 했다. 국경원 기자 (트위터 @k1isonecut) onecut@donga.com
타이틀곡 ‘슈퍼스타’ 직접 작사·작곡
대표곡 ‘어제처럼’ 같이 대중도 좋아할 노래
아이돌 세상서 12년간 당당히 살아남았으니
제 노래인생 전부를 걸고 ‘슈퍼스타’ 될래요
“오랜만에 발에 땀나도록 뛰고 싶어요.”
4년 만에 새 앨범 ‘슈퍼스타’를 발표한 가수 제이(34·본명 정재영)는 유난히 말이 많았다. 스포츠동아를 찾은 제이는 공백기간 동안의 이야기부터 새 앨범 작업의 과정, 햄버거 가게를 낸 일, 그리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 많은 말을 했다. 언론과의 인터뷰가 오랜만이라 쌓아두었던 이야기가 많기도 했겠지만, 제이의 수다는 그만큼 의욕이 넘친다는 의미였다.
“이를 악물고 열심히 활동하고 싶어요. 사람들이 싫증낼 정도로 여기저기 많이 나오고 싶어요. 신인이 된 기분이에요. 오랜만에 발에 땀나도록 활동하고 싶어요. 4집 이후로 제대로 활동을 못해본 것 같은데, 7집부터 한풀이 하겠습니다.”
넘치는 의욕은 새 앨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의미한다. “여유 있게 작업하며 12년 연륜을 녹여냈다”는 제이는 “대표곡 ‘어제처럼’으로 활동하던 시절이 떠오를 정도로 예감이 좋다”고 흐뭇해 했다.
“주위로부터 ‘음악이 너무 좋은데 알려지지 않아 참 아쉽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어요. 제 노래가 대중적이지 못했던 것이죠. 이번에 ‘나 혼자 좋자고 음악을 한건 아닌가’라는 반성도 하게 됐어요. 이번은 대중도 좋아하고 저도 만족하는 음반이에요. ‘어제처럼’이 그랬었죠.”
제이는 “들어도 지루하지 않은 음악을 많이 수록했다”며 새 앨범 ‘슈퍼스타’를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노랫말도 많이 쓰고, 직접 프로듀서로 참여해 성취감도 높다. 특히 자신이 작사, 작곡한 노래 ‘슈퍼스타’가 타이틀곡이 된 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
“펑키, 브릿팝, R&B, 발라드, 신스팝…, 다양한 장르를 수록했어요. 하지만 목소리 색깔은 동일하게 일관성 있게 했어요.”
최근 가요계가 아이돌 그룹 중심이 되면서 제이와 같은 여성 보컬리스트들의 입지가 줄고 있다. 1998년 데뷔해 꾸준히 음반을 발표해온 제이는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뿌듯하다”며 웃었다.
데뷔 13년 차에 7집을 발표했으니 2년에 한번 씩 정규앨범을 낸 셈이다. 제이는 이에 대해 “음악엔 사랑과 이별, 행복과 아픔 등 ‘인생’이 담겨야 표현력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경험 없이 음반만 자주 내면, 무대 매너는 좋아지겠지만,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사람들에게 노래를 가슴에 와 닿게 하는 것은 마술인 것 같아요. 내 음악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가슴에 ‘와 닿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제 인생의 경험이 그걸 만들어줍니다. 제가 할 일이 없어서 음반을 내는 게 아닙니다. 할 게 많고 보여줄 게 많다고 생각해요. 내 속에 아무것도 없으면서 사람들에게 내미는 것은 나 스스로도 용납 못해요.”
제이는 1월 말 경기 고양시 백석동에 ‘제이스 버거’(J's Burger)라는 횡성한우햄버거 가게를 열었다. 여기서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격려를 받을 때면 힘과 용기가 생긴다고 한다.
“단 한 명이라도 내 노래를 듣고 싶은 사람 있다면, 그 사람을 위해 영원히 가수로 남을 겁니다. 빨리 바빠지고 싶은 걸요.”
김원겸 기자 (트위터 @ziodadi)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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