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헌터'(작가 황은경/최수진, 연출 진혁, 제작사 SSD)는 28일 방송된 마지막 회에서 AGB닐슨 수도권 기준으로 20%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 성적을 거뒀다. 유종의 미를 거둔 셈이다.
마지막 회 방송에서는 그동안 잔인하도록 냉혈한 모습을 보여 온 진표(김상중 분)가 윤성(이민호 분) 대신 ‘시티헌터’를 자청하며 ‘총알받이’가 되는 비극적 최후를 맞이했다.
피비린내 나는 복수를 감행하며 극한의 대립을 펼치기도 했던 진표와 윤성은 최후의 순간에 서로의 손을 부여잡으며 극적인 화해를 했다. 지뢰밭에서 윤성을 구해내며 한 쪽 다리를 잃었던 진표가 또 다시 윤성을 구해내며 목숨을 잃게 되는 비극적 운명이 펼쳐졌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찬란하게 마무리 된 셈이다
그런가하면 나나는 아버지를 여의고 청와대 경호원 일을 그만둔 채 윤성을 기다리다가 극적으로 그와 재회하게 됐다. 윤성과 나나가 재회하는 행복한 모습이 ‘시티헌터’의 대미를 장식했다.
지난 2개월간 시청자들을 웃고 울리게 만들었던 '시티헌터'가 남기고 간 의미들은 과연 무엇일가.
▶ 이 시대의 슈퍼 히어로, 부조리한 현실에 통쾌한 한판승
‘시티헌터’의 탄생은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으로 인한 윤성의 개인적인 복수에서 시작됐지만, 그가 활약하는 이면에는 대한민국의 부조리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반값 등록금 문제, 산재 노동자들의 아픔, 의료 민영화 등 최근 '뜨거운 감자'로 불리는 사회적 이슈부터 고위 공무원들의 불법, 군납 비리, 불친절한 무개념 직원 문제까지 케케묵은 현실 속 다양한 부조리들을 거침없이 풍자하며 '시티헌터'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답답했던 현실에 통쾌함을 선사하겠다는 진혁PD의 의도대로 '시티헌터'는 시청자들에게 속 시원한 대리만족을 안겨주며 보기 드문 '개념 드라마'로 등극한 셈이다.
▶ 이민호의, 이민호에 의한, 이민호를 위한 '시티헌터'
'시티헌터' 이윤성을 연기한 이민호는 이번 작품을 통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며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어냈다. 이민호가 선보인 현란한 액션과 강렬한 눈빛 연기, 섬세한 감정 연기는 기존의 출연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놀라운 변신인 셈이다. 이제는 '꽃남' 이민호가 아닌 '시티헌터' 이민호로 불릴 만큼 '시티헌터'속 이민호는 강렬했다.
무엇보다 이민호는 '시티헌터' 캐스팅 이후 오랜 시간동안 작품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거듭했고, 촬영이 시작된 이후부터 마지막 촬영까지도 초심을 잃지 않는 성실한 태도를 보여 제작진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배우 이민호에게 '시티헌터'가 배우 인생의 획을 긋는 중요한 작품인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 드라마 액션의 새로운 역사를 쓰다…숟가락, 모자, 물통 액션 등 '개념 액션' 총집합!
'시티헌터'의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는 안방극장에서 쉽게 만나볼 수 없는 현란한 액션의 향연에 있었다. 이민호의 큰 키와 재빠른 몸 놀림은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없는' 우아미 액션을 탄생시켰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개념 액션'은 드라마 액션의 역사를 다시 쓰게 했다.
무엇보다 '시티헌터' 윤성은 특별한 무기 없이 실생활의 도구들을 이용, 색다른 액션을 선보이며 '시티헌터' 방영 내내 화제를 뿌렸다. '숟가락 액션', '모자 액션', '물통 액션'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은 새로운 액션들은 폭력성이 난무한 뻔한 액션들 대신 현실적이고 공감 가는 액션으로 아름다운 명장면들을 만들어내기에 충분했다.
▶ 김상중, 이준혁의 재발견…참신한 신인과 관록의 중견의 하모니
'시티헌터' 윤성을 독기로 키워낸 진표 역의 김상중은 그동안의 반듯하고 자상한 이미지를 벗고 서슬 퍼런 냉혹함을 선보이며 연기 변신을 감행했다.실제 해병대 출신인 김상중은 날렵한 몸놀림으로 10시간 이상의 수중 액션은 물론, 순발력 넘치는 '지팡이 액션'도 직접 펼치며 현실감 있는 생생함을 선보였다.
여기에 서울지검 특수부 김영주 검사역을 연기한 이준혁 역시 정의를 수호자로 안정감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이민호를 중심으로 좌(左)김상중, 우(右)이준혁, 두 남자의 진정성 있는 활약이 '시티헌터'를 더욱 빛낸 셈이다.
또한 천호진, 김미숙, 김상호, 최상훈, 최일화, 최정우 등 관록의 중견연기자들과 이광수, 구하라, 양진성 등 참신한 신인 배우들의 하모니가 조화롭게 이루어지며 극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시티헌터'를 이끌었던 개성만점 배우들의 호연(好演)이 좀 더 완성도 있는 '시티헌터'를 탄생시켰다.
제작사 측은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노력으로 '시티헌터'가 마지막까지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시티헌터'를 끝까지 사랑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신 시청자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린다"고 감사의 종영인사를 전했다.
사진제공ㅣSSD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