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제주 오라골프장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투어 조니워커오픈에서 4년만에 우승을 차지한 박도규가 우승컵에 키스하고 있다. 사진제공|조니워커오픈 대회조직위원회
“회장님 우승 축하드립니다.”
박도규(40)가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조니워커오픈(총상금 4억원·우승상금 6000만원)에서 우승했다. 2007년 연우헤븐랜드오픈 우승 이후 4년 만이다. 투어 통산 5승째.
7일 제주오라골프장 동서코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회 최종라운드는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취소됐다. 이날 제주에는 초속 30m/s가 넘는 강풍과 폭우가 쏟아졌다.
박도규는 전날까지 12언더파 204타를 쳐 김성윤(29·동사벨브)을 1타 차로 제쳤다. KGT 투어에서 40대 우승은 2009년 강욱순(45)에 이어 2년 만이다.
경기 취소가 발표되면서 클럽하우스에서 대기 중이던 박도규의 휴대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렸다.
“응, 대현아. 그래 고맙다. 너도 빨리 우승하길 바란다.”
부상 때문에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후배 김대현(22·하이트)이 선배의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전화를 걸어왔다. 전화를 끊기가 무섭게 또 벨이 울린다.
“네, 감사합니다. 덕분에 우승하게 됐습니다.”
박도규의 입가에서도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박도규는 “4년 만에 우승한 것도 감격스럽지만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 것 같아 뿌듯하다. 몸 관리만 잘하면 45세까지도 투어에서 후배들과 경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밝힌 뒤 “선수 대표로서 항상 선수들의 복지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나라 투어도 미국이나 일본처럼 선수들이 투어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전날 18번홀에서 기록한 20m 버디 퍼트가 결국 챔피언 퍼트가 됐다. 박도규는 “발걸음으로 20걸음이 넘었다. 붙이려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쳤는데 그게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면서 “그 퍼트가 챔피언 퍼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결국 그 퍼트 때문에 우승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도규는 이번 우승으로 내년 8월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유러피언투어 조니워커 챔피언십 출전 기회를 잡았다.
프로 데뷔 10년 만에 우승을 노린 김성윤(29·동산벨브)은 아쉬움이 크다. 선두 박도규에 1타 뒤진 11언더파 205타로 2위였던 김성윤은 최종 라운드에서 역전을 노렸지만 태풍으로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스바루클래식 우승자 홍순상(30·SK텔레콤)은 합계 9언더파 207타로 3위, 루키 박주혁(18)과 남영우(38), 이상희(19), 조민근(22)은 나란히 6언더파 210타를 쳐 공동 4위에 올랐다.
제주|주영로 기자 (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