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로 기자의 시크릿 필드] 프로골퍼가 장비에 민감한 이유들

입력 2011-08-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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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골퍼가 장비에 민감한 이유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골프선수는 다르다. 때와 장소, 그리고 컨디션에 따라 장비를 가려서 쓴다. 특이한 건 선수들마다 선호하는 장비와 교체 이유가 다르다는 사실이다.

장타자들은 드라이버 성능에 민감하다. 배상문은 1년에 드라이버를 10∼15자루 교체한다. 드라이버 중에서도 샤프트를 자주 바꿔 사용하는 선수로 유명하다. 이유는 더 멀리 치기위해서다. 드라이버 샷을 300야드 이상 치는 장타자도 거리 때문에 고민이 많은 모양이다.

노승열과 김대현도 드라이버에 예민한 선수다. 배상문이 샤프트에 예민하다면 둘은 헤드다. 타이틀리스트 드라이버를 쓰는 둘은 1년에 4자루 정도 사용한다. 둘의 공통점이 있는데, 페이드 구질을 칠 수 있는 헤드를 선호한다. 드로나 훅이 나면 절대로 쓰지 않는다. 거리보다는 방향이 우선이다. 베테랑들은 거리가 우선이다. 나이가 들면 거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무조건 멀리 보낼 수 있는 클럽을 선호한다. 남자에게 거리는 자존심이라는 말도 있다.

강욱순과 정준, 최혜용은 감각을 중요하게 여긴다. 클럽에 약간의 변화만 생겨도 쉽게 알아챌 정도여서 아이언과 퍼터를 자주 바꾸는 편이다.

장비 교체가 분위기 전환용으로 쓰일 때도 있다. 이보미는 지난 주 일본대회 때부터 캘러웨이에서 새로 출시 예정인 레이저 투어 아이언을 쓰고 있다. 작년보다 경기력이 떨어진 이보미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바꿨다.

연습양이 많아서 자주 바꾸는 이들도 있다. 미 LPGA 투어에서 뛰는 오지영은 과거 동계훈련 때 웨지를 한달에 한번씩 바꿨다. 김현지도 벙커샷과 쇼트게임 연습을 많이 해 훈련때는 웨지를 두 달 밖에 쓰지 못한다.

새 장비가 나오면 무조건 바꾸고 보는 얼리어댑터도 있다. 새 장비를 사용하면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효과가 있다. 이유는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모두 우승을 위해서다.

주영로 기자 (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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