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고교 농구대회 열려…조립식 코트 설치
독도에서 사상 최초로 스포츠 행사가 열렸다. 대한농구협회는 24일 한국 영토 동쪽 끝인 독도내 선박 접안지에서 ‘독도 사랑 우수 고교 농구 대회’를 개최했다. 용산고, 광신정보산업고, 경복고, 동아고 등 네 학교가 참가해 반코트 3대3 토너먼트 경기를 벌이는 형식이었다. 몇 차례 시도는 있었지만 실제로 독도 지상에서 스포츠 경기가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도는 배를 댈 수 있는 날씨가 1년 평균 50∼70일에 그칠 정도로 기상 변화가 심하다. 접근 자체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3년 전에도 독도 농구 대회를 계획했다가 날씨 때문에 독도 앞바다에서 선상 경기를 진행했고, 이달에 예정됐던 울릉도와 독도를 잇는 철인 3종 경기도 날씨가 좋지 않아 취소됐을 정도다. 4개 고교 선수단과 농구협회 관계자들도 오전 8시에 배편으로 울릉도를 출발해 2시간여 후 독도에 내리는 데 성공했지만, 비가 오고 바람이 거세 경기 진행 여부가 불투명했다.
하지만 그냥 돌아갈 수 없다고 판단한 농구협회는 배에 싣고 온 조립식 반코트와 농구 골대를 설치하고 경기를 강행했다. 바람 때문에 외곽슛이 계속 허공을 가르면서 골밑슛 위주로 경기가 진행됐고, 간간이 내린 비로 코트 바닥이 미끄러웠지만 부상 선수는 나오지 않았다. 우승은 용산고의 차지. 선수단과 협회 임원, 방송 기술팀 등 74명이 참가했고 대한체육회 인터넷 방송(Ksports)이 생중계했다. 농구협회는 행사에 사용한 조립식 반코트와 농구 골대를 울릉도 해군부대에 기증했다.
배영은 기자 (트위터 @goodgoer)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