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의 오늘] 1972년 클리프 리처드 방한 무산

입력 2011-08-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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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와 노래가 다시 각광받고 있다. 1970년대에 사랑받은 많은 노래도 다시 불리고 있다. 노래는 ‘금기와 금지의 시대’에 더욱 아름다운 건 아닐까. 그 ‘금기와 금지’에서 해외 팝스타도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1972년 오늘, 팝스타 클리프 리처드(사진)의 대변인이 “한국에서 공연을 열기로 했지만 클리프 리처드의 긴 머리카락이 문제가 됐고 결국 장발이라는 이유로 내한공연이 금지됐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정부의 결정에 놀랐다”면서 아쉬움과 한국 정부에 대한 원망을 표했다.

클리프 리처드는 1964년 자신의 노래 제목이기도 한 주연 영화 ‘더 영 원스’(The Young Ones)로 국내에서 이름을 얻었다. 영화를 본 팬들이 자연스레 모임을 만들었고 이들의 요청에 클리프 리처드는 1969년 10월 한국을 방문해 서울에서 공연을 펼쳤다.

클리프 리처드의 이화여대 공연은 3000여명의 관객 가운데 ‘일부 흥분한 여성팬들이 속옷을 던졌다’는 루머까지 퍼지고 서로 먼저 입장하려다 입구 유리창이 깨지는 등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하지만 기성세대와 당국의 눈에는 이런 모습들이 청소년들의 빗나간 행위로만 받아들여졌다.

1970년대 초 장발과 미니스커트 등 ‘풍속사범’과 ‘외래 퇴폐풍조’에 대한 단속의 여파 속에서 많은 것이 금지되던 시절, 결국 클리프 리처드는 3년 전 ‘원죄’를 떠올려야 했다.

그리고 그는 2003년 3월, 34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아 ‘세월이 가면 우리가 청춘들에게 가르치게 될 것’(‘더 영 원스’ 노랫말 중에서)이라며 노래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tadada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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