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대신 선물…‘양승호구’에서 ‘양승호 굿’으로

입력 2011-09-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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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와 LG의 경기 전에 롯데 양승호 감독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실 |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7월까지 그렇게 욕을 먹었는데 말이야.”

롯데 양승호 감독(사진)은 2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덕아웃에서 “최근에 나한테 선물을 주는 팬이 생겼다”며 웃었다. 이날 한 팬이 롯데 선수단이 묵는 호텔로 찾아와 양 감독에게 “저 모르시겠어요?”라고 묻더란다. 양 감독이 잠시 뜸을 들이자 그 팬은 “지난 번 목동에서 육포를 드렸던 팬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지난달 28일 목동 넥센전에 앞서 “감독님, 파이팅 하세요”라며 선물을 준 팬이었다. 양 감독은 껄껄 웃으며 “7월까지는 팬들한테 욕만 먹었는데 선물을 받으니까 나도 신기하다”며 어깨를 들썩거렸다.

롯데는 시즌 초반 꼴찌까지 추락한 뒤 계속 상승세를 타며 2위까지 치고 올라간 상태다. 롯데팬들은 처음엔 성적이 부진하자 ‘양승호구’라며 비아냥거렸으나 이젠 ‘양승호감’ 혹은 ‘양승호굿’이라는 말로 칭찬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양 감독을 놓고 보면 ‘행복은 성적순’이다. 현재로서는 대한민국에서 야구를 2번째 잘하는 팀의 감독으로 대접을 받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양 감독은 다음 말을 하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성적이 안 좋을 때 사람들이 ‘제발 4강만 가자’고 했는데, 여기까지 오니 ‘일등 어떻게 안 되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아 큰일이야.”

잠실 | 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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