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골골골!…박주영 “나, 아스널맨이야”

입력 2011-09-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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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이 전반 추가시간 때 감각적인 헤딩슛으로 두 번째 골을 터뜨린 후 기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고양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sola

이적 팀 못찾아 마음고생…컨디션도 바닥
EPL 진출로 심리적 안정 되찾아 해트트릭
“동료들 활약 굿!”…쿠웨이트 원정도 자신
‘캡틴’ 박주영(26·아스널)이 A매치 첫 해트트릭(3골)을 작렬했다. 박주영은 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레바논과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6-0 대승의 물꼬를 텄다.

박주영은 전반 8분 홍철의 왼쪽 크로스를 문전 앞에서 논스톱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6월3일 세르비아 전 이후 3개월 만에 A매치에서 골 맛을 봤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날카롭게 휘어 들어오는 기성용의 코너킥을 받아 돌고래처럼 솟구쳐 헤딩으로 그물을 갈랐다. 엄청난 점프력과 체공시간으로 수비수를 따돌렸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후반 22분, 페널티 진영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기어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박주영은 이날 경기 전까지 A매치 53경기에서 17골을 기록 중이었는데 해트트릭은 처음이다. 2014브라질월드컵을 향해 대장정에 나서는 조광래 호에 깔끔한 승리를 선물했다.


○컨디션 정상 아니었지만 해트트릭

조광래 감독은 경기 전날인 1일 공식 인터뷰에서 “박주영은 지금 한창 좋을 때의 몸 상태는 아니다. 중앙 공격수는 컨디션이 좋은 지동원에게 맡긴다. 박주영은 측면에서 뛸 것이다”고 밝혔다.

사실이었다. 박주영은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2부 리그로 떨어진 AS모나코 대신 새 팀을 찾느라 제대로 된 팀 훈련을 거의 못했다. 이적이 계속 늦어지며 심한 마음고생도 했다. 개인훈련을 소홀히 하지 않았지만 한계가 있었다. 지난 달 한일전을 앞두고 자청해서 파주 NFC에 동료들보다 먼저 들어와 코치진이 지시해 준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한일전에서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0-3 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사실 이날도 박주영은 100% 몸놀림이 아니었다. 조 감독은 경기 중간 박주영을 불러 “좀 더 좌우로 위치를 바꿔가며 활발하게 움직이라”고 강하게 주문하기도 했다. 상대가 워낙 수비 조직력이 허술했고 한국이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기에 상대적으로 많은 골 찬스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약 팀이어도 A매치 해트트릭은 쉽지 않다. 박주영은 최근 아스널 이적이 극적으로 성사되면서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았는데 득점감각까지 끌어올렸다.

7일 새벽 쿠웨이트와 원정 2차전이 더 기대된다. 조 감독은 이날 박주영을 후반 23분 이근호와 교체하며 쿠웨이트 전을 대비했다.

뿐만 아니다. 박주영은 두 차례 A매치 이후 영국으로 들어가 아스널에서 쟁쟁한 스타들과 경쟁해야 한다. 해트트릭으로 되찾은 득점감각과 활발한 몸놀림은 아스널 주전 경쟁에서도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은 “우리 팀 컨디션이 워낙 좋았다. 많이 움직이며 공간을 확보한 게 주효했다. (쿠웨이트) 원정은 물론 어렵지만 우리가 원정경기 안 뛰어본 게 아니다. 자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양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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