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1, 2’의 인기에 힘입어 ‘하이킥’ 3는 방영 전부터 캐스팅을 두고 시끌벅적했다. 이날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는 세간의 관심을 증명하듯 1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특히 관심이 집중되었던 부분은 ‘하이킥1: 거침없이 하이킥’과 ‘하이킥2: 지붕 뚫고 하이킥’ 등 전작의 아성을 ‘하이킥 3’이 넘을 수 있을 것인가이다.
▶ 주제는 더 무겁고, 연기는 더 시끄럽게
‘아비규환, 아수라장….’
이날 상영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도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주인공들은 쉴 새 없이 소리를 질렀다. 온통 정신없이 달리고 도망치는 장면들에 참석 기자들은 “하이라이트 영상만으로는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다”고 평하기도 했다.
자리에 참석한 김병욱 PD는 “'하이킥3'은 몰락에 관한 이야기”라고 규정지었다.
줄거리는 대강 이렇다. 특수효과회사를 운영하던 안내상은 아내의 생일날 동업하던 친구가 회사 돈을 들고 해외로 도망가 버려 부도를 맞는다. 졸지에 빚쟁이들에게 쫓기게 된 그는 아내 유선, 아이스하키 선수 종석, 수정을 데리고 빚쟁이들을 피해 처남 계상의 집으로 도망간다. 하지만 그 집마저 빚쟁이들의 급습을 받는다. 그러다 집 주방 바닥에 6.25때 피난용으로 파놨던 땅굴을 발견하고, 바닥 위에 밑 빠진 냉장고를 갖다 놓고 은신처로 삼기로 한다.
그런가 하면 등록금 마련을 위해 대학을 휴학하고 구직에 매달리던 백진희는 어렵게 어느 기업에 인턴사원으로 입사한다. 그러나 첫 출근 바로 전날 밤 지병인 몽유병이 도져 야심한 밤에 거리로 나섰다가 범죄 현장의 목격자로 오인 받아 쫓기는 신세가 된다.
김PD는 “몰락한 사람들이 희망의 메시지를 찾아 도전하며 시련을 겪는 것을 코미디 시켰다”며 “이전의 '하이킥2'가 멜로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소동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것이다. 특히 초반에 매우 다이내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 젊은층 위주의 현실적인 시트콤
또한 이전 시리즈에 비해 젊은 배우 중심으로 인물이 구성됐다. '하이킥2'에서 신애와 해리, 이순재 등 기존 시트콤에서는 아역과 노년층의 캐릭터가 구성되어 있어 극의 재미를 다양하게 풀어나갔다.
하지만 이번 '하이킥3'에서는 가장 나이 많은 연기자가 배우 안내상이며 아역도 없다.
이에 김PD는 "기존의 시트콤 재미거리를 답습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시트콤을 제작하는 입장에서 노년층과 어린이로서 코믹한 에피소드를 만드는 것이 더 쉽다“며 ”하지만 그건 순풍산부인과나 하이킥 이전 시리즈에서 많이 해봤다. 자기복제 같아서 거부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최근 3대 가정이라는 틀도 보편적이지 않다. 재미를 포기하고서라도 현실감을 살려 시트콤을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 '하이킥1'은 화장실 봉, '하이킥2'는 벽의 구멍, '하이킥3'은? '동굴'
하이킥 시리즈에서는 매번 독특한 공간 장치들로 관심을 끌었다. 이번 '하이킥3'의 독특한 장치는 바로 동굴.
‘하이킥1’에서는 1층 화장실과 2층 방을 잇는 긴 봉이, '하이킥2'에서는 방과 거실을 연결하는 구멍이었다. 이번에는 한 집안이 몰락해 가족들이 빚쟁이들에게 쫓겨 도망가 살게 된 ‘동굴’이 하이킥만의 공간 장치를 잇는다.
김PD는 "예전부터 동굴을 만들고 싶었는데 돈이 없었다. 이번에 제작비 여건이 갖춰져 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처음에 이러한 장치들에 철학적인 뜻은 없었다. 그저 몸 개그를 조금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등장 인물들에게 이 동굴은 처음에는 빚쟁이에게 쫓긴 공간이지만, 나중에는 어떤 사람에게는 구직의 기회를 마련하고 사랑을 주기도 하며, 어떤 이에게는 마음의 감옥이기도, 아늑한 도피처이기도 할 것”이라며 “이것이 곧 작품의 주제와도 결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기 배우 안내상, 윤유선, 윤계상, 서지석, 이종석, 박하선 등이 출연하는 달라진 '하이킥3 짧은 다리의 역습'은 19일 7시 45분에 첫 방송된다.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