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선언 강호동 “모든 것이 저의 불찰” 눈물

입력 2011-09-09 19: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강호동.스포츠동아DB.

‘국민 MC’ 강호동이 연예계 전격 은퇴를 선언해 충격을 주고 있다.

강호동은 9일 오후6시 서울 도화동 서울가든호텔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최근의 세금 탈루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책임을 통감하고 연예계를 잠정적으로 떠나겠다고 밝혔다.

강호동은 검은색 정장에 흰색 셔츠를 입고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잔뜩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에게 큰 절을 한 뒤 미리 준비해 온 글을 떨리는 목소리로 읽어 내려갔다.

강호동은 “불미스러운 문제로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국민여러분의 실망과 분노가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 이 순간 이후로 연예계를 잠정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무식한 강호동이 며칠동안 고민하고 결정한 거다. 젊어서는 씨름 밖에 몰랐고 이후에는 방송 밖에 모른 채 달려왔다”면서 “자숙의 기간동안 그동안 놓치고 살아온 것은 없는지, 초심을 잃고 오만해진 것은 아닌지 돌아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를 밝히는 글을 읽는 중간 중간 북받쳐오는 감정을 억누르느라 애쓰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결국 “국민여러분의 사랑과 응원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실망만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강호동은 “젊어서 씨름을 했고, 씨름선수 시절 국민 성원으로 천하장사까지 올랐다. 연예인이 되고 나서는 다시 시청자 여러분의 응원과 관심 속에 많은 프로그램의 MC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면서 “여러분의 사랑이 없었다면 지금의 강호동은 없었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나 제가 여러분들 사랑에 실망을 드렸다. 최근 불거진 세금 문제는 그 이유를 막론하고 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한 제 잘못, 제 불찰이다. 국민 여러분의 실망과 분노가 얼마나 큰지 지금 이 순간에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사과했다.

강호동은 “TV를 통해 시청자 여러분께 웃음과 행복을 드려야 하는 게 제게 주어진 의무”라면서 “그런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뻔뻔하게 TV에 나와 얼굴을 내밀고 웃고 떠들 수 있겠나”라며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이어 “지금 진행중인 프로그램은 제작진과 상의해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는 방향으로 협의해 정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호동은 입장을 정리한 원고를 읽은 후 “전격 은퇴냐, 잠정 은퇴냐”라는 질문을 받았지만, 질의응답에 일절 응하지 않고,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앞서 강호동은 국세청이 소득 신고 내역 중 세금이 과소 납부됐다며 수억 원의 추징금을 부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국민 MC’로 큰 인기를 모아온 서민적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세금 탈루와 관련해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한 시민이 검찰에 고발을 했고, 이어 9일 오전에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강호동의 자질과 도덕성을 거론하며 ‘퇴출 운동’까지 일어나는 등 연예계 데뷔 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스포츠동아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뉴스스탠드